[보험업계 현장점검] 메리츠화재, 혁신경영 현장 도입 1년 '절반의 성공'
2017-10-08 06:10
메리츠화재가 일선 설계사의 의욕 고취를 골자로 한 '영업현장 혁신경영'을 시행한지 1년이 지났지만 성과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수보험료가 늘어나 점유율이 확대된 것은 고무적이나 설계사 채널의 비중은 줄었으며 오히려 GA(법인대리점) 의존도가 확대돼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설계사 조직의 혁신을 시도한 이후 1년이 지나면서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7월 전설계사 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및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메리츠화재는 기존 12개 지역본부를 모두 폐쇄하고 영업지점만 남기는 조직 단순화 작업을 추진했다. 동시에 전속 설계사의 기본 수수료를 당시 손보업계 평균인 800% 수준에서 GA와 유사한 1000% 수준으로 인상했다. 조직 단순화를 통해 사무업무 부담을 줄이고 보상을 늘려 설계사의 본업인 영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설계사 조직·수수료 체계 개편 이후 메리츠화재의 영업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올해 누적 5월(1~5월) 메리츠화재의 원수보험료는 2조61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4628억원 대비 6.29% 늘었다. 이 기간 원수보험료 기준 점유율도 8.2%에서 8.43%로 0.23%포인트 확대됐다.
그러나 세부적인 실적을 확인하면 설계사 채널의 성과는 오히려 줄었다. 메리츠화재의 영업 채널별 비중을 따져보면 지난해 누적 5월에는 설계사 채널의 비중이 34.4%로 나타났으나 올해 누적 5월에는 32.9%로 1.5%포인트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GA의 비중은 52.03%에서 54.21%로 2.18%포인트 늘었다. 올해 메리츠화재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설계사가 아니라 GA라는 의미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소속 설계사의 기를 살려보겠다는 의도였으나 GA의 반발로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격이 됐다"며 "원수보험료 절반 이상을 GA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GA의 반발을 무마하고 제도를 강행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손보업계 관계자도 "결과적으로 영업에 도움이 됐기 때문에 제도를 실패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다만 원래 계획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