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사업 원점 재검토…2022년 개통 무산

2017-08-31 08:12
KDI "사업성 없다" 최종 결론…수요 높이고 비용 최소화하는 사업계획 다시 짜기로
노선과 정거장 등 시설계획 대폭 변경…역사규모 축소·노선단축·단선전철 등 검토

지난해 1월 개통한 ‘신분당선 광교~정자 연장선 구간’ 개찰구 모습. 해당 사업과 달리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선 구간’은 사업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해 국토교통부가 사업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신문 김종호 기자 = 정부가 ‘신분당선 연장선 2단계 구간(광교~호매실) 건설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사업 타당성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은 기존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하겠다는 방침으로, 당초 목표인 2022년 개통은 사실상 무산됐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6월 29일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건설사업 타당성 분석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0.39로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최종 결론을 냈다.

타당성 분석에서 비용 대비 편익은 1.0 이상이어야 수익성이 있는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사업의 경우, 기준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값이 나와 수익성이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기존 사업계획으로 사업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사업계획으로는 사업 타당성 확보에 한계가 있어 아예 처음부터 사업을 다시 검토해 추진하기로 했다”며 “기본적으로 수요를 높이고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계획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국토부는 수요 증대를 위해 사업 대상지 주변 개발계획과 이용객 실태 조사 등을 통해 수요예측 단계부터 재분석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노선은 물론, 신규 노선에 대한 재기획이 이뤄지며 노선과 정거장 등 시설계획이 대폭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토부는 건설 및 운영비용 최소화를 위해 각 역사 규모를 줄이는 한편, 연장 노선을 단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존 복선전철로 건설한다는 사업계획을 단선전철로 변경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국토부의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사업계획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경기도와 수원시 등 지자체와도 협의를 통해 새로운 사업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함에 따라 당초 2022년 개통 목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새로운 사업계획 수립을 위해 약 1년간의 용역을 추진한 뒤, 다시 타당성 분석을 거쳐야 하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2020년 착공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토부가 해당 사업을 아예 처음부터 다시 짜겠다는 구상이지만, 새로운 사업계획을 내놓더라도 타당성 분석을 바로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2006년 기본계획이 수립된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건설사업은 수원 광교역에서 호매실까지 11.14km를 연장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약 1조3000억원으로 책정됐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