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통상임금 소송 불로소득 얻기 위한 수단"...韓 자동차 산업 중대 위기
2017-08-17 18:45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동차산업의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방안 세미나' 개최
해외 업계에선 이해하기 힘든 사례…부품업계도 "폭탄 안고 있는 심정" 토로
해외 업계에선 이해하기 힘든 사례…부품업계도 "폭탄 안고 있는 심정" 토로
자동차업계가 오는 31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결과에 따라 한국 자동차 산업과 제조업 전반에 미칠 후폭풍에 경고를 보냈다.
특히 기아차 노조의 통상임금 소송은 법규정상의 공백을 빌미로 노사간 합의된 사항이 쟁점화 돼 ‘불로소득’ 성격의 추가소득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 선진 자동차업체들이 “회사가 부도나면 노조도 부도난다”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 자동차업계도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이 절실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17일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린 ‘자동차산업의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방안 세미나’에서 “완성차업체의 통상임금 쟁송은 해당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큰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사안인 관계로 그 동안 정부의 행정지침과 노사합의를 통해 결정한 통상임금 범위가 그대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와 임금구조가 유사한 일본의 경우도 노동기준법 시행규칙에서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산입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전혀 법적 쟁송 대상이 되지 않고 엄격하게 준용되고 있으며 노조 측도 이를 이슈화 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우선적으로 그간의 통상임금 이행에 따른 실체적 진실, 사법적 정의와 형평성, 해당기업과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 협력적 노사관계의 발전, 외국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상임금 쟁송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 줄 것을 사법부에 재삼 요청 한다”고 말했다.
◆ 車산업 위기에 부품업계 “폭탄을 안고 있는 심정”
후방산업인 부품업계도 자동차업계의 통상임금, 파업 등 노사관계의 대립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이정우 영신금속공업 사장은 “기아차가 통상임금으로 패소하면 3조원의 임금을 지급해야하고 노조원들은 1인당 1억1000만원의 불로소득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상임금 소송 결과 여파나 파업 등 자동차 산업 위기로 부품업계에서는 폭탄을 안고 있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특별한 생산성을 향상시킬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새 정부 들어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을 부담해야해 오히려 위로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중인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협력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혁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들은 웬만하면 노동계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내는데 자동차 산업에서는 유독 국민들의 시선이 냉담하다”며 “앞으로 산업구조는 국민들의 애정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지속불가능하기에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 국민들에게 애정을 구하는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광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박사는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상황을 고려할 때, 노조는 무리한 요구보다는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고, 사측은 노조가 납득할 수 있는 성실한 협의로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 닛산 노조는 ‘기업이 잘돼야 조합원 근로자들이 행복하다’고 노사관계를 한마디로 정의했다. 협력적 노사관계의 본보기”라며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의 필수조건으로서 노사간 교섭력 균형을 위한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위기의식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업계 노조는 파업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단체협약에 불만을 제기, 이날 올해 세 번째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차 노조는 현재는 관망상태이며 소송 결과 발표 후 파업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한국GM은 ‘한국 철수설’으로 안팎으로 시끄럽다.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뤘던 르노삼성차도 파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에서 90% 이상 찬성해 가결됐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위기요인이 되고 있는 과중한 인건비 부담과 경직된 생산 대응체제가 근원적으로 대립적 노사관계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자동차를 계속 확대 생산하기 위해 노사가 열린 마음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