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기업 시대] ⑤ LG전자, 70년 정도경영 DNA... 협력사와 동반성장 꽃피우다

2017-08-17 07:05
제품 개발 단계부터 협력사 참여 유도록 부품 경쟁력 확보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가전분야 3년 연속 선정 영예

 


올해로 창사 70주년을 맞은 LG전자의 장수비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의 절반 이상이 창업 후 2년 내에 문을 닫는 현실에서 LG전자의 '장수 DNA'가 그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끈질긴 생명력의 비결로 70년간 한결같이 이어져온 ‘정도경영(正道經營)’이 꼽힌다.

◆정도경영, 떳떳함 넘어서 상생에 방점
LG전자의 정도경영은 단순히 ‘기업의 경영을 올바르게 해 떳떳하게 한다’는 사전적인 의미를 넘어서 ‘상생(相生)'에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는 데 특징이 있다. 경쟁에서 이겨 이윤을 남겨야 하는 현실에서 지나치게 이상을 추구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LG전자는 70년이라는 역사로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LG전자의 상생에 대한 노력은 크게 △협력사와 동반성장 △1, 2협력사로의 사회적 책임 활동 확산 △‘노조의 사회적 책임(USR)’ 이행 지원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LG전자 경영진의 협력사와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는 그 어느 곳보다 굳건하다. 상하의 위치에서 지원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에서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에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열린 ‘2017년 LG전자 협력회 총회’에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고객과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약속인 품질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제품 개발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협력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부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일등 LG’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라고 당부한 바 있다.

조 부회장의 말처럼 LG전자는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1년 시작한 ‘LG전자 동반성장 아카데미’가 대표적인 예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사출성형, 채권관리, 채용면접기법 등 협력회사의 경영, 생산성, 품질 역량 강화에 필수적인 교육 90여개를 실시하고 있다.

LG전자는 협력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외동반진출 등도 지원하고 있다. 협력사의 해외진출 시에는 건물·토지·설비투자 등의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법률자문도 해준다.

◆협력사의 상생 활동과 노조의 사회적 책임도 적극 지원
LG전자는 협력사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협력사가 사회적 책임을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2010년 말 ‘LG전자 협력회사 행동규범’을 제정하고 선포한 바 있다. 이 행동 규범을 표준구매계약서에 반영해 협력사가 준수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2011년부터는 노동, 인권, 윤리, 환경, 안전보건 분야 등을 중심으로 협력사들의 사회적 책임 이행 수준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개선활동도 하고 있다. 일례로 LG전자는 해당분야의 전문인력을 협력회사에 파견해 사회적 책임 이행 관련 노하우를 지속 전파하고 있다. LG전자의 사내 사회적 책임(CSR) 분야의 전문가들이 실사를 통해 서류점검은 물론 활동 성과, 향후 방향 등 현장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더 나아가 임직원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2010년 ‘노조의 사회적 책임(USR)’을 국내 기업 최초로 선포했다.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권익 신장뿐 아니라 경제·사회·환경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LG전자 노동조합은 국내 ‘USR’ 활동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국 연태 등 해외법인에 적극 전파해 현지 법인의 생산 안정화 및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LG전자의 상생에 대한 노력은 객관적인 지표로도 입증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동반성장지수는 대기업의 동반성장 수준을 평가해 계량화한 지표로 동반성장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해 매년 발표한다.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기업은 매출액 상위 기업 중 사회적 관심이 크고 지수 평가의 파급효과가 큰 기업을 중심으로 선정된다.

지난해 9월에는 세계적 권위의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가전 및 여가용품’ 분야에서 3년 연속으로 ‘인더스트리 그룹 리더’에 선정됐다. 인더스트리 그룹 리더는 ‘DJSI 월드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24개 산업분야별 최고 기업에 주어진다. DJSI 월드지수는 매년 전세계 2500여개(유동자산 시가총액 기준) 기업의 경제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상위 10%를 편입시키는 지수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해왔다”며 “석유파동, 금융위기 등의 풍파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상생의 노력으로 협력사 등과 함께 성장해왔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