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갈등을 극복하라] 사회적 갈등비용으로만 GDP 27% 낭비
2017-08-07 18:19
제대로 관리만 해도 3% 성장 가능
예방 해결 통해 손실 최소화 해야
예방 해결 통해 손실 최소화 해야
문재인 정부는 이런 긍정적 신호를 바탕으로 올해 3%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각종 정책을 추진 중이다. 분명 한국경제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성장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분위기다.
그러나 이면에는 여전히 불안한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불거진 ‘갈등 관계’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고질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를 중심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27%를 갈등관리 비용에 쓰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사회적 갈등으로 모든 국민이 매년 900만원씩을 쓴다. 국가 전체로 따지면 무려 82조원에서 최대 246조원 규모인 셈이다. 한 해 국가예산의 60%에 이르는 금액을 갈등비용으로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조사한 사회적 갈등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결과도 비슷하다. 2009~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사회갈등지수와 경제성장 관계를 들여다보니, 사회갈등지수가 상승하면 1인당 GDP가 하락하는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한국의 경우 사회적 갈등 수준이 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된다면, 실질 GDP는 0.2%포인트 정도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사회적 갈등 수준이 기대만큼 완화된다면, 3%대 잠재성장률 달성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떨어지는 잠재성장률과 더불어 경제 성장까지 방해하는 갈등구조를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참여정부 시절 추진하던 갈등관리 시스템을 부활시키는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화물연대노조 파업에서 시작해 천성산 터널 공사를 둘러싼 논란에 이르기까지 연일 갈등이 분출돼 왔다”며 “우려스러운 것은 갈등이 과도하게 발생할 경우에 그 사회 비용이 커진다는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갈등 사안마다 우리 사회가 하나의 한국이 아니라 두 개의 한국으로 분열되고, 나눠지고 그리고 그 골이 깊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참여정부 시절에 추진했던 갈등관리 컨트롤타워는 다음 정부로 넘어가면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 대통령령으로 시행 중인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을 재검토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최근 들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는 국내 사회적 갈등의 예방과 해결을 통해 경제 전반의 추가적인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갈등관리전담기구 설립을 통해 독립 권한을 부여하고, 갈등 해결과 대안 제시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보완장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이어 “공공정책 사업 추진 시 선호‧비선호 사업을 묶어 정책 패키지화함으로써 갈등 발생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며 “공공정책 추진 과정에 있어서 특별법을 재정해 지원과 보상 등 세부사항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갈등관리와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