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울시네마테크' 당초 일정보다 3년 늦어진다… 중앙투자심사 등 행정 절차 줄줄이 지연
2017-07-02 18:00
국비지원도 확정되지 않아 '산 넘어 산'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시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첨단영화산업 중심지로 거듭나겠다며 추진하던 '서울시네마테크' 건립이 당초보다 3년 가량 늦춰진다. 중앙정부와 협의 과정에서 두 차례 퇴짜를 맞으며 일정이 순차적으로 미뤄졌고, 덩달아 국비지원 조차 확정되지 않아 제대로 첫 삽을 뜰지도 미지수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15년 3월 '영화 문화산업 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매일 영화가 촬영되고 상영되는 도시'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미래먹거리 영화산업기반 및 균형있는 영화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핵심시설로 복합영상문화공간인 서울시네마테크를 2018년 영화의 메카 충무로에 개관한다고 했다. 당시 발표에는 국내 대표적 영화감독과 배우를 불러모아 기대감을 한껏 모았다. 시내 한복판에서 '아이언맨', '트랜스포머' 같은 블록버스터가 곧 촬영될 것이라고 알렸다.
우여곡절 끝에 그해 11월 세 번째 만에 조건부로 심사를 통과했지만, 국비지원은 '미정'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다시 말해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아무 이득도 없이 1년을 허비한 셈이다. 이후 시 공유재산심의회에 이어 최대 걸림돌로 꼽혔던 토지 무상 사용과 관련해 중구청과 협약을 지난 4월 체결했다.
2년 전의 구상대로면 이미 서울시네마테크는 후반 공정에 한창이어야 할 시점이지만, 아직 착공은 커녕 기본·실시설계도 시작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2018년 예산(안)에 긴축회계로 1억여 원을 반영시켜 첫 발을 뗀다는 방침이지만, 전체 220억원(토지비 제외)을 초과하는 사업비가 제때 조달될 지도 의문이다.
현재 앵커시설인 서울시네마테크 건립이 지지부진하면서 연계된 실내스튜디오(약 7000㎡ 면적)를 비롯해 경찰서, 법정, 면회실, 병원 등 도심형 고정 세트장도 별 진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협력연계를 통한 '고양·파주-상암·여의도-인천'을 잇는 글로벌 영화창작 벨트 구축도 안갯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앙정부 투자심의를 거치면서 예정한 일정이 줄줄이 미뤄진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사전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서 설계 공모 및 실시 등을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