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통일대박 최순실 작품 아냐다"

2017-03-28 14:47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최근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가 박근혜 정부 통일 정책 구상인 '통일 대박'이 최 씨 아이디어라고 주장한 데 대해 통일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28일 거듭 반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위협이 계속되는 현재의 엄중한 상황에서는 남북 간 대화와 교류보다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셈법을 바꾸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며 드레스덴 구상의 정책적 방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되며, 비핵화 등 북한의 올바른 변화를 바탕으로 지속해서 추진돼야 할 정책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통일 대박'이라는 말이 지난 2013년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 간담회에서 처음으로 언급됐고, 당시 자문위원인 중앙대 교수 책 제목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통일대박'이 최순실 아이디어였다는 장시호 씨의 주장에 대해선 "장 씨 언급만 가지고는 신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며 "통일대박이라는 용어는 2013년 6월 민주평통 간부위원 간담회에서 처음 나온 말"이라고 최 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더불어, 통일부는 전 대통령이 3년 전 독일 드레스덴에서 발표한 통일 정책 구상, 이른바 '드레스덴 선언'도 최순실 씨 아이디어였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통일부는 드레스덴 구상은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역대 정부의 남북 관계 발전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면서, 이후 북한의 핵 도발 때문에 성과를 이어가지 못하는 데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드레스덴 선언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중심으로 협의와 건의, 연설문 작성 등 통상적 과정에 따라 나왔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특히 북한의 도발로 지금은 대북 압박이 우선돼야 하지만 드레스덴 선언의 방향성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위협이 계속되는 현재의 엄중한 상황에서는 남북 간 대화와 교류보다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셈법을 바꾸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드레스덴 구상의 정책적 방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되며, 비핵화 등 북한의 올바른 변화를 바탕으로 지속해서 추진돼야 할 정책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3월 28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남북한 주민의 인도적 문제 해결과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한 주민 간 동질성 회복 등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위한 3대 제안을 발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에 기반해 남북 교류협력의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역대 정부의 남북관계 발전 및 한반도 통일기반 조성 노력과도 연속성을 유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은 '드레스덴 선언'을 흡수통일 시도라고 매도하며 그나마 진행되던 사업들에 대해서도 소극적으로 나왔고, 우리 정부도 지난해 초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도발을 연이어 감행하자 더는 '드레스덴 선언'을 입에 담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두 차례 핵실험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로 인해 드레스덴 구상의 성과가 계속 이어지지 못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에 최순실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통일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드레스덴 구상은 외교안보수석실 중심으로 협의·건의된 사항들을 반영해 통상적인 대통령 연설문 작성 과정을 거쳐 대통령께 보고됐다"고 밝혔다.

앞서 장시호 씨는 최근 방송된 JTBC 방송 '스포트라이트'에서 "통일 대박도 이모(최순실) 아이디어가 맞다"면서 "그 얘기가 나온 게 원래 통일을 시키고 나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을 한 번 더 하자는 게 이모 계획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대박'이라는 용어가 나올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이 '통일대박'이라는 용어에 대해 "대통령이 언급하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한 데 대해 이 당국자는 "외교안보부처간 논의를 통해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길재 전 장관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전직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