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무정부주의 테러단체 '불의 음모단', 본격적으로 공격 기지개 펴나
2017-03-22 17:19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그리스 대테러 단체들이 유럽연합(EU) 기관이나 대기업으로 발송된 폭발물 우편 8개를 발견해 제거했다고 21일(현지시간) 그리스 경찰이 밝혔다.
그리스 경찰은 아테네 인근의 우편 분류 사무소에서 폭발물질이 담긴 소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소포들은 앞서 독일 재무부와 파리 소재 IMF 사무소로 발송된 것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다만 그리스 경찰은 소포의 최종 목적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그리스의 무정부주의 테러단체인 ‘불의 음모단 (Conspiracy of the Cells of Fire)'은 독일 재무부 폭발 우편물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는데, 이번에 발견된 8개의 소포 역시 같은 단체의 소행으로 그리스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작년 10월 이들의 ‘네메시스 계획(그리스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의 이름을 딴 것)’은 한 그리스 판사의 집 앞에서 폭발물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불의 음모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독일 재무부로 보낸 폭발물은 네메시스 계획의 두 번째 행동이라고 밝혔다.
대테러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계속된 금융위기에 절망에 빠진 국민들이 늘어가면서 신세대 테러단체의 온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테러 전문가인 메리 보시는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테러 대상은 소위 집권층이었다. 그러나 현재 지하조직들은 모든 시민에 책임을 묻는다. 이들이 정권에 투표하고 국가에 동조하고 저항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보시는 많은 언론이 최근 폭발물 우편물 공격의 배후로 ‘급진좌파’ 테러리스트라고 묘사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단체들은 더 이상 마르크스주의나 레닌주의와 관계가 없다. 이들은 좌파 이데올로기와 오히려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무정부주의라고 묘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피는 실제로 이들은 무정부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무정부주의에 대해 얕은 지식만을 가지고 있으며 오히려 포퓰리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