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0일 두 번째 TV토론에서 또다시 '단일화'와 '모병제' 이슈로 맞붙었다. 앞서 광주에서 진행했던 첫 토론에서도 이들은 해당 이슈로 설전을 벌였다.

특히 남 지사는 유 의원을 향해 당내 계파갈등을 향한 비판을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유 의원은 남 지사의 '모병제' 주장을 가리켜 "정의롭지 못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KBS·MBC·SBS·YTN 4사 공동 주최로 여의도 KBS 본관에서 진행된 바른정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유 의원은 '정의로운 개혁 리더십'을, 남 지사는 '연정과 협치'를 내세우며 각각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이 크게 맞붙었던 대목은 '보수 후보 단일화' 문제였다.

현재 유 의원은 국민의당, 자유한국당까지 범위를 열어놓고 단일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에 불복하는 세력들,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후보의 경우는 단일화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역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반대 등 안보에 협의점을 찾아야 단일화가 가능하다는 조건을 뒀다.

반면 남 지사는 자유한국당과 아예 손잡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남 지사는 "자유한국당은 국정을 농단하고 탄핵에 불복한 세력인데 어떻게 보수인가"라며 "유 의원은 왜 그럼 탈당을 택했나. (단일화는) 선거를 위한 짝짓기로밖에 안 보인다"고 맹비난했다. "밤샘토론으로 한국당과는 단일화 얘기를 하지 말자고 당론으로 정했는데 유 의원은 당론을 무시한다"고도 지적했다. 

유 의원은 "한국당 내 일부 세력은 보수라고 할 자격이 없지만, 당내에서도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제가 국정농단 세력과는 손잡지 않겠다고 몇 번을 말씀드렸는데 아니라고 우기면 어떻게 토론하느냐"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남 지사야말로 안희정 충남지사와 연정하겠다고 하고 한국당과의 연정은 절대 거부하는데, 안 지사는 또 한국당과도 연대하겠다고 하니까 국민들이 헷갈린다"고 꼬집었다. 

당내 계파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남 지사는 유 의원을 향해 "유 의원이 당내에 '친유(친유승민)'는 없다, 김무성 의원과 갈등이 없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다 안다. 지금도 돕는 사람들 나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대선 경선이 끝나고 이 갈등이 치유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유 의원은 "김무성, 유승민 사이에 아무런 갈등이 없고, 당을 세워가면서 삐거덕거리는 것은 있을 수 있다"면서 "편 가르지 말라"고 응수했다. 

남 지사가 주장해 온 '모병제'에 대해서도 이들은 어김없이 논쟁을 벌였다. 남 지사는 "2023년부터 군대 갈 사람이 5만명 부족해지는데 병사들의 월급을 최저임금의 50%까지 올려 2023년부터 9급 공무원 수준으로 직업군인처럼 만들자는 것"이라며 제대 후 인센티브 제공 등 공약을 설명했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부잣집 아이들에게 군대를 안 갈 수 있는 길을 터주고 가난한 집 아이들만 가게 되는 제도"라며 "정의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도 법적으로는 모병제인데 경제적으로는 징병제"라며 부사관 확충을 절충방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