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허와 실:(상) 치킨집 창업비용 천차만별…점주들 재료비·인건비 부담 심해
2017-03-21 00:00
대한민국은 프랜차이즈 공화국이다. 평균수명이 늘면서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창업전선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식음료에 국한된 프랜차이즈 업종뿐. 창업시장은 그야말로 개미지옥이다. 외식 창업의 평균 생존기간은 3.1년으로 전체 창업 중 가장 짧다. 대부분 본사와 가맹점주 간 다양한 비용문제로 승강이를 벌인다. 아주경제에서는 프랜차이즈 업종의 허와 실에 관해 상·중·하 3부로 다루고자 한다.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장은영 인턴기자 = “재료비에 인건비까지 빼버리면 남는 것도 없어요.”(마포구 A지점 BBQ치킨 가맹점주)
국내 치킨 가격을 두고 각계에서 아우성이다. 사업자 측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푸념을 매번 늘어놓는 반면 소비자들은 원가에 비해 치킨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불만을 표출한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별로 다양한 창업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사업성은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할 대목이다.
마포구에서 BBQ치킨을 운영하는 가맹점주 권모씨(51)는 치킨집만 15년 동안 운영한 베테랑이다. 권씨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각종 비용을 제하고 나면 수익이 얼마 남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권씨의 설명에 따르면 우선 매출에서 본사에 내는 재료비가 52%를 차지한다. 여기에 콜라값과 인건비를 빼고 나면 권씨가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이 남는다. 그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서 자신도 직접 배달에 나서지만 하는 수 없이 아르바이트생 두 명을 쓰고 있다고 털어놨다.
권씨 부부는 온종일 매달려서 판매하는 치킨이 평균 70마리를 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평균적으로 한 마리당 3000원을 남긴다고 해도 두 사람의 인건비로 나누면 최저 시급에 불과한 금액이다. 그는 모델 광고비 때문에 치킨값이 비싼 게 아니라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재료비와 인건비라고 전했다.
BBQ에 따르면 가장 작은 10평 기준으로 개점비용은 7000만원에 달한다. 해당 비용은 가입투자비(가입비, 교육비), 시설투자비(인테리어, 간판 및 파사드, 주방집기, 의·탁자, 오토바이)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며 부동산 투자금은 포함되지 않았다.
초기 투입비용이 적은 페리카나 치킨은 이보다 사정이 조금 나아 보였다. 하지만 인건비에 관해서는 마찬가지로 부담감이 컸다.
페리카나 매장의 내부는 BBQ 매장과 비슷했다. 매장 안에 놓인 2개의 테이블 위에는 리모컨과 팸플릿이 올려져 있었다. 정면에는 메뉴판이 걸려있고, 의자에는 페리카나 유니폼이 걸쳐져 있었다. 이 가맹점 역시 배달을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페리카나 점주 김모씨(53) 역시 치킨 장사만 15년을 한 '치킨 전문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수익은 매출에서 재료비와 광고비 등 기타 부대비용을 내고 남은 돈을 가져가는 구조였다. 다만 그는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크다 보니 차라리 직원을 쓰지 않고 어떻게든 부부가 배달을 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비로 본사에 나가는 비용은 매달 8만원에 불과했다.
김씨는 “배달원을 썼을 때 1인당 월급으로만 200만원 이상이 나간다”며 “이는 치킨 마릿수로 환산하면 최소 300마리는 더 팔아야 하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페리카나 본사에서 업주의 경영에 크게 간섭하지 않고 사은품 강매 등이 없는 점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씨는 “나 또한 가게를 홍보하는 게 본사와 스스로 모두에게 좋다고 생각해 열심히 한다”며 “한 달에 1000마리 정도 팔면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페리카나의 창업비용은 가맹비와 인테리어, 주방기기, 보증금 등 BBQ와 같은 방식으로 집계했을 때 약 3000만원 안팎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