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 케이스 걸릴라" … 지자체 각종 행사 줄줄이 대선 이후로~
2017-03-19 20:00
아주경제 공동취재팀 = 19대 대통령 선거일이 오는 5월9일 확정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열 예정이던 다양한 지역 행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지자체들은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일까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공직선거법 86조는 선거 60일 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치단체나 공무원의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의정부예술의전당이 다음달 23일부터 열 예정인 천상병 예술제와 관련, 후원명칭 사용승인 여부 등을 의정부시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인용을 결정한 직후 긴급 도시락 오찬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열리는 모든 행사는 선거관리위원회와 사전에 충분하게 협의해 선거법에 저촉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는 각종 단체의 행사에 시장 참석 일정 등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양평군도 오는 5월5~7일 열 예정이던 '제8회 양평 용문산 산나물축제' 2부 행사를 대선 이후인 12~14일로 연기했다. 구리시장애인종합복지관도 다음달 22일 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을 5월20일로 잠정 연기했다.
안산시는 이달 29일 열기로 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간담회를 대선 이후로 미뤘다. 이달 예정이던 동별 봄맞이 대청소 행사는 잠정 보류했다. 수원시도 다음달까지 열 예정이던 지방 분권형개헌 토크콘서트를 논의 끝에 하반기에 통합해 개최하기로 했다. 용인시도 이달부터 시행하려던 공직자 교육 재능기부 활동을 대선 뒤로 연기했다.
부산과 대구·경북의 사정도 비슷하다. 부산시는 다음달 15∼16일 열 예정이던 부산과학축전을 무기한 연기했다. 부산 연제구는 다음달 예정이던 생활체육교실과 구청장기 테니스·국학기공대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부산 동구의 경우 현안사업 합동 설명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부산 사하구는 역점 추진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다대진성포럼을 대선 이후에 개최한다.
대구시는 오는 5월 6∼7일 개최 예정인 대표축제 '2017 대구 컬러풀 페스티벌'을 5월 말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같은달 3~7일과 8일 각각 열 계획이던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와 동아시아문화도시 국제문화교류행사 대구 개막식 일정도 연기하는 안을 조율하고 있다.
시기를 놓치면 열 수 없는 축제는 그대로 진행한다. 영덕군은 대게축제를 계획대로 오는 23∼26일 열기도 했다. 영양군도 오는 5월 11~14일 산나물물축제를, 포항시는 다음달 20~22일 호미곶 돌문어 축제를 계획대로 연다.
경북도는 문경전통찻사발축제와 고령대가야체험축제 등 유동성이 있는 축제의 경우 개최 시기를 놓고 해당 시·군과 논의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의 경우 다음달 열려던 농업경영인대회를, 충주시는 구제역으로 연기했던 조길형 시장의 읍·면 주민과의 대화를 대선 이후로 연기했다
제천시는 이달 계획했던 의림지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최종보고회, 홍범도함 자매결연식, 자원봉사사업 설명회 등을 대선 이후에 열기로 했다. 옥천군은 다음달 열기로 했던 2017 이웃사랑 알뜰바자를 대선 이후로 연기했다. 단양군도 같은달 29~30일 예정인 2회 쌍둥이 힐링 페스티벌 개최 여부를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다.
전남과 강원지역 지자체도 '조기 대선'의 영향을 비켜가지 못했다. 전남도는 매년 2∼3월 시·군을 순회하며 열었던 도민과의 대화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다만, 대선 이후에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의회는 시정 질문과 임시회 일정 등을 대선 이후로 미뤄 열기로 했다. 신안군은 지난 8일부터 시작한 군민과의 희망 토론회를 잠정 중단했다. 오는 23일까지 읍·면을 순회하는 계획이었지만 조기 대선으로 중단하게 됐다.
여수시도 이달말까지 계획한 주민과의 대화를 중단했다. 오는 5월 11∼15일 강원 횡성군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강원도민체전의 경우 일정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조기 대선으로 각종 행사나 사업들이 선거법 위반이 우려돼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해야 할 처지에 있다"며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에 탄핵 정국, 대선 정국이 맞물리면서 봄철 행사가 대선을 전후해 열리기 돼 자칫 지역경기가 위축될 까 걱정된다"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