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0.75∼1.00%로 인상]금융당국, 미 금리인상 대응책 마련 '분주'

2017-03-16 17:01
증견·중소기업에 2조2000억원 회사채 발행 및 인수지원
가계부채 부담 확대...과도한 대출 증가 금융사 현장점검

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미국 금리인상으로 금융당국이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시장 예상대로 금리가 인상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된 흐름을 보였지만, 향후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오전 10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위-금감원 합동 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당국은 금리 상승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과 인수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오전 10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위-금감원 합동 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중소·중견기업의 회사채가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발행·유통될 수 있도록 회사채 인수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운영 규모는 기존 5000억원에서 60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또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의 차환에 약 1조3000억원을 투입하고, 신규 발행에도 3000억원 이상 지원한다.

아울러 채권시장 불안이 우량등급으로 확대되면 채권시장 안정화펀드를 즉시 재가동하기로 했다. 캐피탈 콜로 최대 10조원까지 운영 가능하다. 이를 위해 84개 금융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관련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 시장금리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리스크 관리 없이 가계대출을 과도하게 늘리는 것은 차주뿐 아니라 해당 금융회사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에 대비해 최근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제2금융권에 대한 현장점검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전 업권에 걸쳐 각 금융회사가 당초 자체적으로 계획한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준수하고 있는지 점검에 나선다.

과도하게 대출이 증가한 금융사에 대해서는 CEO 면담과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이달 중에는 상호금융권의 고위험 대출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강화 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한 자릿수 이내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오후 5시 '원내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시장에서 금리인상을 예견하고 있어 시장 영향은 크지 않았다"면서도 "가계부채, 외국인 자금유출, 금융회사 외화유동성 등 주요 위험부문에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경각심을 높여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에 이어 미국 금리인상이 이뤄졌지만 금융시장은 탄탄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이 대내외 불안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