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올해는 배당 없이 무상증자뿐

2017-03-16 15:11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 지난해 제약업계 중 최대 규모로 '통큰' 배당을 실시했던 한미약품이 올해는 현금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잇따른 기술수출 계약 해지로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하면서 배당 여력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10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훈 전무이사와 권세창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또 서동철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새로 선임했다. 다만 주주총회에 올라온 안건 중 배당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2015 회계연도에 대해 보통주 1주당 2000원씩 총 204억2026만원의 첫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모회사인 한미사이언스도 현금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500원씩 총 276억1967만원을 지급했다.

현금배당 결정은 2010년 이후 6년 만이다. 2015년 한미약품이 8건의 기술수출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00% 증가하자 통근 배당을 실시한 것이다.

올해는 한미약품 그룹사 내에서 제이브이엠만 유일하게 2016 회계연도에 대해 보통주 1주당 1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60억8262만원이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 폐암약(올무티닙) 등 잇따른 기술 계약 해지와 변경으로 실적이 급감했다. 2016년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은 268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33%, 81% 줄었다. 이 영향으로 한미사이언스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88.7% 감소했다.

이에 비해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녹십자 등 다른 제약사들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배당을 하거나, 배당 규모를 소폭 줄였다.

유한양행은 2016 회계연도에 대해 전년과 같은 수준인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동아에스티와 녹십자의 경우 전년대비 주당 배당금을 각각 500원씩 낮춰 보통주 1주당 500원, 1250원의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해 주주가치 환원 차원에서 현금배당 대신 무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며 "올해 배당 실시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그룹은 올해도 무상증자를 실시했다. 앞서 1월 3일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주당 0.07주의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