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회사 KT&G 영업이익률 무려 44%…삼성전자보다 3배 높아

2017-03-14 07:54

KT&G의 스테디셀러 담배인 에쎄 '체인지' 제품들[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국내 담배 독과점 업체인 KT&G가 지난해 제조업 평균의 8배가 넘는 경이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KT&G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조9682억원, 영업이익 1조305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2015년 기준 국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5.1%였던 것을 감안하면 제조업 평균의 무려 8.6배가 넘는 4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국내 제조업체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도 16~17% 안팎에 불과한 것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셈이다. 

특히 KT&G는 담뱃세 인상이 단행됐던 2015년에도 매출 2조8217억원, 영업이익 1조2천373억원의 실적을 올리면서 43.8%라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업종으로 꼽히는 게임 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보다도 높은 것.

그러나 독과점 업체인 KT&G가 2015년 1월 단행된 담뱃세 2000원 인상으로 서민들의 불만이 높은 가운데 이처럼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린 것을 두고 논란이 적잖다. 

실제 2014년까지 2500원 안팎이던 담배 한 갑 가격은 2015년 1월부터 담뱃세가 2000원 인상되면서 4500원 전후로 껑충 뛰었다.

담뱃값을 올려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취지였으나, 세금 인상 직후 뚝 떨어졌던 흡연율은 1년이 지나면서 다시 올라가고 있고 지난해 말에는 담뱃세 인상 이전 수준에 근접하면서 '서민 증세'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 상황. 

업계 관계자는 "KT&G는 담뱃잎 수매가를 인상하거나 과도한 이익을 공헌활동 등을 통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KT&G는 "담뱃세 인상으로 이득을 본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은 규제산업이라 광고·판촉 등 마케팅 비용을 쓸 수 없는 담배산업의 특성이고, 최근 1~2년간 영업이익이 호조를 보인 것은 수출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KT&G의 국내 시장 매출은 2014년 1조9669억원에서 2015년 1조9266억원, 2016년 1조8394억원 등으로 감소세인 반면 수출은 2014년 5331억원, 2015년 6810억원, 2016년 8309억원 등으로 증가 추세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수출한 물량과 국외 공장의 판매량을 더한 KT&G의 국외 담배 판매량은 2015년 처음으로 국내 판매량을 추월하기도 했다.

KT&G는 또 사회공헌비로 2015년 808억원, 2016년 728억원을 투입하는 등 여타 상장사에 비해 높은 비율의 금액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