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석탄 중시 정책에 민간 LNG발전사 '미운오리' 새끼로

2017-03-19 13:59

아주경제 현상철 기자 =지난해 LNG복합발전소 10곳 중 6곳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2011년 블랙아웃 위기극복을 위한 히든카드로 급부상했지만, 정부의 수요예측 실패와 석탄화력발전 중심의 전력생산 구조 탓에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된 석탄발전을 늘리며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한다는 모순된 에너지정책 속에서 정작 친환경인 LNG발전은 가동도 못한 채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필요할 때 늘렸던 LNG발전…전력공급 안정되자 '찬밥'

지난해 LNG발전소의 이용률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40%를 밑돌았다. 2013년 67.1%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하락세다. 전력생산 원가가 저렴한 석탄발전이 LNG발전을 점차 대체해 나갔기 때문이다.

문제는 LNG발전에 민간투자의 문을 열어준 정부가 전력공급 상황이 여유로워지자 이들을 외면한다는 데 있다.

전력대란이 발생한 2011년 이후에도 전력예비율은 5%대를 간신히 넘어선 수준이었다. 전기여유분이 우리나라 총 전력 공급량의 5%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의미다. 보통 15%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정부는 건설기간이 짧은 LNG발전소 건설에 집중했다. 가스터빈은 6개월, 증기발전기는 1년6개월 소요돼 2년 반 정도면 완공된다.

2014년 9기를 새로 지었고, 2015년에도 346만KW의 설비가 추가됐다. 대부분 민간에서 참여했다.

공급기반이 늘자 정부는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석탄발전·원전으로 수요를 충당했고, LNG발전소는 후순위로 밀려나 가동률은 낮아졌다.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LNG발전소 이용률은 2013년 67.1%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해 2015년 40.3%로 곤두박질쳤고, 지난해는 30%대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3분기 현재 주요 7개 민간발전사 중 5곳이 적자였고, 두 곳 역시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친환경' 외치면서 석탄발전 늘리는 정부…매출 상위 공기업은 상장까지

정부의 허가 없이 민간의 발전소 진입은 불가능하고 퇴장도 쉽지 않다. LNG발전 업계가 돌릴수록 적자인 발전소를 끌어안은 채 냉가슴을 앓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정부의 지속적인 석탄발전소 증설도 LNG발전 업계를 어렵하고 있다.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현재 53기인 석탄발전소는 2029년까지 20기가 늘어난다.

신기후체제 출범을 앞두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지난해 뜨거운 감자였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노후된 석탄화력발전소 10기는 폐쇄하기로 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보다 15GW 정도의 석탄발전이 더 돌아가게 된다.

한번 건설된 석탄화력발전 설비는 보통 30년간 운영되고, 성능개선·환경설비를 보강하면 4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

석탄발전이 늘어날수록 온실가스·미세먼지 배출량이 40% 수준이고, 황산화물(SOx)은 전혀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으로 분류되는 LNG발전 이용률은 낮아진다.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모순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중 석탄발전 비중이 높아 매출과 순이익이 급증한 5개 발전사를 상장한다는 계획까지 마련했다. 실적이 가장 좋은 남동·동서발전은 올해 안에 상장이 추진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과다예측이 전력시장의 공급과잉을 불러왔고, 피해는 고스란히 민간이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 적자가 쌓이고,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친환경인 LNG발전 가동을 늘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