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식’ 모바일 OLED 2년 뒤면 중국 추격 본격화 된다

2017-03-14 07:48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세계 모바일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이 2년 뒤인 2019년부터 중국업체의 추격으로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BOE'를 비롯한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이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용 OLED 양산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계 모바일용 OLED 시장은 기술 우위를 앞세운 삼성전자가 90% 이상을 차지하며 독식해왔다. 이에 중국업체들은 현지 정부와 손잡고 인수합병(M&A)과 기술이전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국내 기업들과의 기술격차를 좁혀왔다. 업계에서는 중국업체들이 내년부터 그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20년 이후에는 폭발적인 생산력으로 관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DSCC(디스플레이 서플라인 체인 컨설턴츠)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OLED 시장의 국내 업체 점유율은 올해 98%에서 2021년 7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 모바일용 OLED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관련 점유율이 올해 97%에서 2021년 63%로 무려 34% 포인트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BOE를 비롯한 중국의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올해 2% 정도의 점유율이 2019년 10%, 2021년에는 20%가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2019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원인으로 업계에서는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를 꼽고 있다. 일례로 BOE의 경우 최근 중국 남서부 사천성 등에 17조원가량을 투자해 OLED 공장 건설에 나섰다. BOE의 모바일용 OLED는 2018년 후반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국의 티안마, 비져닉스, 에버디스플레이, 차이나스타 등도 모바일용 OLED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들도 빠르면 내년에 늦어도 내후년에는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연간 생산 캐파는 지난해 27만2000㎡에서 2019년 446만4000㎡, 2020년 786만4000㎡ 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 연평균 131.9%씩 커지는 셈이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생산 캐파는 494만5000㎡에서 2020년에는 1513만㎡로 연평균 32.3%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두 가지로 나뉘고 있다. 중국업체의 선전이 국내 업체의 고전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경쟁으로 전체 시장 규모가 커져서 긍정적일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아직까지는 긍정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유비산업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용 OLED 시장은 올해 141억 달러에서 오는 2020년 500억달러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도 “어떤 분야에서 중국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며 “오히려 중국업체들이 시장의 규모를 키워 전체 업계에 이득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스마트폰 등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중국업체가 등장한다고 해서 시장을 주도하던 업체들이 고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국내 업체들은 프리미엄 모바일 OLED 중심으로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