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헌법재판관 13일 퇴임식… "분열된 사회 통합 강조할 듯"

2017-03-12 13:28

이정미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진행했다.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이끌어온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55·연수원 16기)이 13일 퇴임식을 가지고 6년간의 헌법재판관 임기를 마친다.

이에 따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헌법재판소는 김이수 재판관(64·연수원 9기)이 소장 권한대행을 맡아 당분간 '7인 체제'로 운영된다.

8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 재판관인 이 권한대행은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 이후 탄핵심판 선고를 진행해왔다.

이 권한대행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했으며, 2011년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여성으로는 당시 49세로 역대 최연소 헌법재판관이자 전효숙 전 재판관에 이어 헌정 사상 두 번째 여성 재판관이다. 2013년에 이어 두 차례 소장 권한대행만 하는 진기록을 남긴 인물이기도 하다.

법조계에서는 '남성·서울대'라는 법조계 엘리트의 전형을 벗어난 파격적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12월 선고한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의 주심을 맡았고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 국회 선진화법 등 주요 사건에서 대체로 다수 의견을 냈다.

그러나 위헌 결정이 난 간통죄에 대해서는 "간통은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합헌이라는 소수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로 알려진 만큼 평소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을 지녔다.

주로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판결을 내렸으며, 부드러우면서도 때론 과감한 지휘로 헌재 '8인 체제'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권한대행은 언제나 겸손함은 지닌 사람이었다"면서 "우리 사회 약자들을 위한 판결에 힘써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 권한대행은 퇴임식에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가야 할 화합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탄핵 정국 속에서 극렬히 분열됐던 국론이 이제는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하는 점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권한대행은 앞서 발표한 탄핵심판 결정문에서도 "국론분열과 혼란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