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면 영향 최소화...금융당국, 시장 안정화 총력
2017-03-12 18:00
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금융당국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후 시장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탄핵 결정 후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차기 대통령 선거 전까지 정치 불안이 예상되는 데다 미국 금리 인상, 중국 외교마찰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이뤄진 직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24시간 비상대응체계 가동을 지시했다. 금융당국의 첫 번째 책무는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24시간 비상상황실은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임 위원장은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면서도 "국내외 투자자와 금융권 종사자 모두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경우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유동성 대응방안을 마련해 시장불안을 해소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의 한국 여행 제한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숙박·운송 등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진웅섭 금감원장도 탄핵 직후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진 원장은 "헌재의 탄핵 결정 직후 금융시장은 별다른 동요없이 차분한 모습"이라며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냉정하게 현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당국은 휴일인 주말에도 분주히 움직였다. 11일 오전 10시에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금감원 합동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진 결정이었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며 "탄핵 결정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돼 내수가 회복되는 등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12일 오후 3시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전 금융권 금융상황 점검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중국의 여행제한으로 어려움을 겪는 관광·여행·숙박·운송 중소기업에 2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 계획이 확정됐다.
중소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회사채 인수 지원프로그램 규모는 기존 8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확대한다. 대우조선에 대한 유동성 대응방안도 이달 중 마련하기로 했다.
당국의 판단대로 금융시장은 대통령 파면 결정 후 큰 동요는 없는 상황이다. 10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3%포인트, 1.0%포인트 상승했다. 외국인의 주식자금은 1776억원 순유입됐다. 11일 미국시장에서 거래된 코스피 200선물이 상승하고, NDF 환율과 CDS 프리미엄도 하락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탄핵 이슈는 해소됐지만 여전히 불안요인은 남아 있다. 60일 이내 실시될 대통령 선거까지의 국정 공백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과 상황 변화가 전망된다. 또 북한의 도발과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 중국과의 갈등, 유럽 정치·경제의 불확실성 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이 다음주 잇따라 대책회의를 열고 대내외 경제 불안요인과 대통령 탄핵 결정이 미칠 파장을 점검한다.
13일 오전 10시에는 금융보안원에서 최근 사이버 위험요인을 살펴보고 금융권 통합보안관제시스템을 점검한다. 14일 오후 2시에는 한국거래소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계 리스크요인, 테마주·불공정거래 대응 등 시장감시 체계를 들여다 본다.
오는 16일 오전 10시 30분에는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금융위·금감원 합동 리스크 점검회의를 갖는다. 미국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 회의에서 FOMC 결과에 따른 영향을 살펴보고, 권역별·이슈별 리스크 요인을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