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선고 D-1, '표정 관리' 들어간 여야 대선주자들
2017-03-09 18: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의 날인 10일은 여야 대선주자들에게도 향후 행보가 걸린 결정의 날이다. 이들은 탄핵 인용에 따른 조기 대선 체제로의 전환이냐, 기각의 후폭풍을 감당하며 12월까지 장기 레이스를 펼치느냐의 기로에 섰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선고일을 하루 앞둔 9일, 여야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공식일정을 최소화하거나 또는 여느 때처럼 민생 행보를 이어가면서 헌재 판결을 차분히 기다리는 모습이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개인적 일정을 제외한 공식적인 외부 일정을 잡지 않았다. 10일까지는 자택에 머무르면서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이날 잡혀있던 언론사 간담회 등은 소화했으나, 10일부터 주말까지는 선거 캠페인을 중단한다.
안 지사 캠프 측 관계자는 "차분하게 이 상황을 맞이하는 게 좋겠다"면서 "헌재 판결이 나오는 순간부터 강하게 대치했던 갈등이나 긴장이 완화될 필요가 있고, 한국이 어디로 가야할 지 (국민의) 불안 게이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책임감있고 진중한 자세가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도 이날 외부 일정을 최소화했다. 이 시장은 조계사의 자승 총무원장 예방, 유 의원은 정당 차원에서 진행하는 동대문 패션상가 방문과 비상시국 의원총회 참석이 이날 공식적인 일정의 전부였다.
반면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역시 공약발표 등 기존의 스케줄을 소화했다.
헌재 결정에 대해서도 여야 주자들의 주장은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 범여권은 승복 또는 기각 등 명확한 입장을 강조하는 데 반해 야권은 '탄핵 인용'에 무게를 두지만 구체적 표현은 삼가는 모습이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바른정당의 유 의원은 이날 의총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리 헌법 제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조항을 내일 헌재가 반드시 지켜주길 바란다"고 '인용'을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그는 "헌재 결정이 나기 전에 박 대통령께서는 헌재의 결정에 반드시 승복하겠다는 약속을 국민 앞에 하는 것이 국론 분열과 사회 혼란을 막는 길"이라고 주문했다.
자유한국당은 탄핵에 대해 반대하는 상황인만큼 기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면서 탄핵 절차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야권은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다. 문 전 대표는 선고기일이 확정된 전날 "압도적 탄핵여론을 존중해 역사적 결정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는 논평을 냈다. 안 지사 및 이 시장 등도 '승복'을 주장하거나 인용 주장 대신 환영 의사를 밝히며 직접적 표현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