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정책 검증] 손학규, ‘저녁 있는 삶’ 잇는 ‘평민 만세’…“개헌 통해 임기 3년 단축”

2017-03-09 00:00
“평민만세·공정만세” 슬로건 정의사회 구현…작은 정부로 효율 강화
“사드배치 이분법 안 돼…샌드위치 한국외교 협상 통해 극단 피해야”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국민의당 경선에 뛰어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트레이드마크는 ‘저녁이 있는 삶’이다. 지난 2012년 대선 슬로건이었던 ‘저녁이 있는 삶’은 87년·97년 체제 청산의 길목에 선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의 핵심 과제로 남아있다.

5년 전 ‘저녁 있는 삶’ 정책 시리즈를 통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물론, 진보정당의 허를 찌른 손 전 대표는 ‘맘(MOM) 편한 세상’으로 연타를 치면서 정책 검증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손 전 대표의 당시 공약의 장점은 ‘좌클릭’과 ‘중도노선’의 충돌을 피한 절묘한 조화에 있었다. 손 전 대표가 대세론을 타던 문 전 대표를 제치고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정파그룹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지지를 받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계은퇴 약속을 번복하고 나선 손 전 대표의 19대 대선 공약 첫 번째도 ‘경제’다. 슬로건은 ‘평민만세’(평범한 국민이 살 만한 세상)’ 시리즈다. 그 첫 번째는 5년간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11만 명 감축 등을 골자로 하는 ‘공정만세’(공공부문 개혁으로 정의로운 사회를 이룩해 국민이 만족한 세상)다. 이른바 ‘작은 정부론’을 통한 효율성 강화인 셈이다.

◆孫 경제노선, 중도와 좌클릭의 절묘한 조화
 

[사진=아주경제 디자인팀]


다만 손 전 대표의 경제정책은 ‘우클릭’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은 ‘재벌 개혁’과 ‘법인세 인상’이다. 손 전 대표는 재벌 개혁의 큰 줄기로 △재벌총수의 세습 경영 폐해 개혁 △재벌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중소기업·자영업자를 억압하는 불공정 체제 타파 등 두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정경유착 근절 방안으로 제시된 ‘준조세 징수’에 대해선 “금지하는 대신 법인세 인상이 수반돼야 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손 전 대표는 2011년 민주당 대표 시절 좌클릭과 중도개혁 노선이 충돌할 때마다 ‘합리적 진보’를 주창했다. 그러면서 “진보가 정권을 잡아도 경제성장이 된다면, 국민들이 진보를 찍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손 전 대표가 일자리 정책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손 전 대표는 일자리 정책과 관련, ‘민간부분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10만 개의 일자리와 연간 100조 원의 매출을 기록한 판교 테크노밸리 10만 개만 만들어도 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논리다.

◆“사드 이분법 안 돼”…외교·안보=협상론

손 전 대표의 외교·안보 노선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협상’이다. 미·중 패권과 북핵 위기의 샌드위치 신세인 한국 외교에서 중요한 것은 대화를 통해 극한 치킨게임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선 화약고인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도 ‘이해 당사자 간 대화 및 국회 협의’를 중시한다.

손 전 대표는 “사드 배치로 북핵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사드의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화하면 한·중 문제도 풀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교와 직결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재협상’을 주장한다.

하지만 손 전 대표가 물러서지 않는 부분도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안보 무임승차론’으로 도마 위에 오른 주한미군 철수 등이다. 그는 “주한미군은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서도 주둔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증액 부분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 국회회담 개최는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 [사진=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독일식 내각제 선호…3년 임기단축”

대표적 개헌론자인 손 전 대표는 ‘독일식 내각책임제론자’다. 정책의 지속성과 안정성, 유연성 등을 보장할 수 있어서다. 다만 직선제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감안,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을 둘 수 있다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3년 임기단축 개헌을 승부수로 던졌다. 손 전 대표는 “개헌을 통해 체제를 극복하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가 어둡다”면서 “임기는 현 국회 임기에 맞춰 2020년에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 민심에서 나타난 선거연령 하향 조정(만19세→만18세)을 비롯해 △지방검찰청장 직선제 △감사원 국회 귀속 등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진보진영의 숙원인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선 ‘헌법 명시’를 강조한다. 헌법 개정 없는 선거구제 개편은 비례의 원칙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게 손 전 대표의 주장이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은 ‘리더십’이다.

손 전 대표는 “일자리든, 정치개혁이든 중요한 것은 지도자의 능력과 의지, 경험”이라며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실적’을 가지고 판단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국회의원 4선, 경기도지사, 당 대표 2번을 한 손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 파주에 LCD(액정영상표현장치) 단지 조성 등 일자리 74만 개를 만들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대표(오른쪽)와 박지원 당 대표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