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는 주일 미군기지 향한 타격 훈련‘

2017-03-07 16:03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은 6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주(駐)일 미군기지 4곳에 대한 동시타격을 상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노동신문·연합]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7일 이번 훈련에 '유사시 일본 주둔 미제침략군기지들(미군기지들)을 타격할 임무를 맡고있는 화성포병부대들'이 참가했다고 밝혀 주일미군기지들을 노리고 훈련을 진행했음을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7월 화성포병부대들이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3발을 발사한 사실을 알리면서 "이번 발사훈련은 미제의 핵전쟁 장비들이 투입되는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항구, 비행장들을 선제 타격하는 것을 가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북한의 훈련 목표가 종전까지 부산·울산 지역에서 약 8개월만에 일본 내 미군기지들로 확장된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국 전략자산들은 대부분 주일 미군기지에서 온다"며 "북한이 4발을 동시다발적으로 쏜 것은 이들 4곳을 한꺼번에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듯하다"고 분석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에서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부분이 많다. 노동신문에 공개된 사진으로 볼 때 이번 미사일은 사거리 1000㎞에 달하는 중거리미사일인 '스커드-ER'로 추정된다.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4발은 "스커드 개량형으로 평가한다"고 이날 밝혔다.

노동신문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아침 여명을 배경으로 솟아오르는 이들 미사일은 윤곽이 비교적 뚜렷이 드러났고 곡면을 이루며 뾰족해지는 탄두부 모양은 스커드-ER과 흡사했다.

북한은 스커드-ER을 2010년대 초반에 실전 배치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험 발사한 것은 지난해 9월 5일이 처음이다. 당시 우리 군은 이 미사일을 노동미사일 개량형으로 판단했으나 최종적으로 스커드-ER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스커드-ER은 사거리 1300㎞인 노동미사일과 함께 한반도 전역뿐 아니라 주일미군기지를 표적으로 하는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스커드-ER을 쏠 경우 일본 서부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 등에 있는 미군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스커드-ER도 한미 군 당국이 사전 탐지하기 어려운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된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스커드-ER 3발 시험발사 직후 이동식 발사대를 포함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발사된 4발의 미사일은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채 1~2초 간격으로 거의 동시에 점화된 듯 보인다.

그러나 4발 가운데 3발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탄착했고 나머지 1발은 EEZ 주변에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번 발사가 요코스카(橫須賀), 사세보(佐世保), 오키나와(沖繩), 이와쿠니(岩國) 등 주요 주일미군기지 4곳을 동시에 타격하는 것이 목표였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은 이날 서부지역인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발사했지만 강원도 원산에서 스커드-ER을 쏠 경우 이와쿠니와 사세보 등에 있는 미군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