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의, 금한령 문제 해결 위한 민간 교류 협력 중심의 신뢰관계 강조

2017-03-07 11:56
사드(THAAD) 배치 가시화에 따른 중국 대응에 지역경제 우려 현실화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인천 경제계의 대중국 무역 현황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회장 이강신)는 이미 지난 2월초 관내 기업인 조사를 통해 대중국 교역 조건 악화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사드배치 결정 이후 대중국 교역”에 대해서는 ‘현재는 없지만 향후 피해가 우려된다’(63.1%)’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영향이 없다’는 업체가 22.2%, 현재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업체도 14.7%를 기록하였다.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화장품’, ‘식품 및 생필품’ 업체가 다수였으며, 기타 ‘기계’, ‘전자’, ‘자동차부품’, ‘건설자재’ 등을 중국에 수출하는 업체에서도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인천시는 전국 최초로 한중FTA지방경제협력시범지역으로 지정되어 웨이하이(위해)시와 상호 경제협력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등 대중국 경제교류가 무르익어 가는 시점에서 중국이 사드배치에 대한 대한국 제재가 공식화되어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금한령’에 대하여 인천지역 경제계가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인천의 대중국 교역 의존도가 전국보다 높기 때문이다.

인천지역의 2016년 대중국 수출액은 94억 9천만 달러, 수입액은 72억 8천2백만 달러로 국가별 비중으로 비교했을 때 수출 1위, 수입 1위에 해당할만큼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이며, 이는 전국단위보다 높다.

특히 전국의 대중국 수출 수입액이 전년대비 감소추세에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인천은 대중국 수출액이 2015년 대비 2016년 24.1%가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중국의 조치로 인하여 무역량 감소로 인한 통상 위축이 우려된다.

또한, 인천의 2016년 수출 중 대중국 비중이 26.5%, 수입은 21.3%에 해당하여 인천의 해외 교역 의존도가 1/4 수준으로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인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1%, ‘석유화학중간제품’이 2.6%를 차지하여 높은 비중을 기록하였으며, 다음으로 전통 수출품인 철강판(2.1%), 자동차 부품(1.5%)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석유화학중간제품 등이 인천의 새로운 효자 수출상품으로 등장하면서 인천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자리수 수출 증가율(14.8%)을 기록하여 기대를 모았으나, 이번 중국의 무역 제재가 가시화되면 수출 증가 분위기가 위축될 것이 우려된다.

1988년 이후 지난해까지 대중국 민간분야 투자현황을 보면, 인천은 신규법인수 1,675개, 투자금액 22억불로 전국에서 서울, 경기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출처 : 한국수출입은행)

경제 규모에 비하여 인천지역 업체가 어느 지역보다 중국에 관심으로 많이 가지고, 투자도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중국에 진출할 업체에도 피해가 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또한 최근 증가추세에 있는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도, 문화체육관광부의 외국관광객 실태조사에 근거한 방문객 추계는 인천 방문 중국관광객은 연인원 50만명 수준으로 예측이 가능한데,(2016년 한국방문 중국관광객 806만 7천명 중 5.8% 수준) 이 수치는 서울(76.2%), 제주(32.4%), 경기(7.4%)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중국의 단체관광객 제한 등 금한령이 계속된다면, 인천의 관광업계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인천은 지리적으로 중국에 인접해있어 경제·사회·문화·정치 등 다방면에서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최근에는 한중자유무역협정(FTA) 시범도시로 지정되면서 인천-중국과의 관계가 전기를 맞은 상황이었다”며, “이러한 가운데 발생한 사드 문제로 인해 인천-중국 관계는 새로운 국면이 맞을 것으로 우려되나, 그동안의 축적된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최대한 활용하고,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여 이번 문제가 인천-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증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사드 이후 여러 피해 사례들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 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관광 등 몇몇 분야에서만 제재를 가시화하고 있다.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유동적이므로 섣부른 비관 혹은 부정적인 예측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인천상공회의소 실무자에 의하면 “중국 현지의 금한령에 대한 분위기가 국내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만큼 심각하지 않으며, 과도한 맞대응은 오히려 양국간의 교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인천상공회의소는 국가 간의 관계가 악화될 때에는 정부 간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민간 간의 교류와 협력을 통한 신뢰 관계가 더욱 중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인천상공회의소는 한중수교 이전인 1991년부터 중국과의 민간 교류를 시작하여 중국 10개 도시 상공회의소 또는 기업인협회와 업무 협약을 맺어 교류하는 등 민간차원에서 중국과 관계 증진에 노력하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는 그동안 축척한 대중국 관계에 대한 노하우와 인맥을 총동원하여 사드 이후 인천지역 기업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번 일이 전화위복의 계기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