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국민의 공복(公僕)에 고(告)한다...우리네 살림살이 나아지게 하려면 ‘진정성’부터 보여라

2017-03-07 11:27

원승일 기자[사진=원승일 기자]


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예정됐던 '경제현안 점검회의' 자료 배포가 돌연 취소됐다.

이유를 묻자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매번 회의를 열다보니 이제 특별히 다룰 안건이 없다. 새로운 내용이 없어 자료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롯데마트 25곳이 영업정지를 당하는 등 중국이 노골적으로 경제보복을 하는데 우리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로부터 “지금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드 보복 조치를 한 게 없어 딱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었다.

2월 졸업과 3월 채용 시즌이 겹쳐 수십만 명의 청년이 취업 문턱에 발도 들이지 못하는 상황이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지 않냐고 했다.

그러자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쏟아낸 일자리 대책을 소화하기도 힘들다. 정권 바뀌면 대책도 바뀔 텐데, 굳이 새로운 대책을... 지금은 기존 대책만이라도 잘 유지해야”라며 얼버무렸다.

진정성이라고는 손톱만큼도 느껴지지 않았다.

서민 경제가 어렵다 해도, 청년 실업자가 속출한다 해도, 중국이 보복을 해도, 공무원들이 하는 얘기는 매번 똑같다.

곧 대통령 선거가 있고, 정권이 바뀌면 장관도, 정책도 바뀔텐데 굳이 대책을... 그들만의 세계에서 그들만의 얘기를 한다.

회의는 또 얼마나 자주 하는지, 매번 비슷한 내용의 대책이 쏟아져 나온다.

올해 들어 경제현안 점검회의, 차관급 물가점검회의 등은 수시로 열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뒤 1월 민생안정 대책, 2월 내수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청년 일자리 관련 대책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만 열 번째, 3월에 주요 일자리 대책을 또 내놓는다고 한다.

그런데 왜, 우리네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는걸까.

보여주기식의 형식적인 회의와 비슷한 내용의 대책만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진정성이 없다는 거다.

헌법 제7조 1항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돼 있다. 공무원을 '국민의 공복(公僕)'이라고 칭하는 이유다.

그런데 요즘 책임지려는 공무원들이 보이지 않는다.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국민의 살림살이보다 개인의 영달과 안위가 먼저인 것 같다.

25만명이 넘는 청년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 자발적 실업자가 되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그들에게 또한번 묻는다.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아는가?

알았으면 반드시 실천하라. 국민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려면 서민의 눈높이에서 진정성을 다해 대책을 고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