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말레이시아 北 대사 베이징 도착, 중국 CCTV 밀착취재

2017-03-07 07:39
입장표명 없이 베이징 공항 조용히 떠나
중국 CCTV 기자 항공편 동행 탑승해 전 여정 상세히 보도도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추방 조치를 당한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가운데)가 6일(현지시간) 출국하기 위해 쿠알라룸푸르의 북한대사관에서 나와 차량에 오르고 있다.[사진=연합/AP]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말레이시아 외교부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은 강철 북한 대사가 7일 새벽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중국 관영언론 CCTV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 수사과정에서 말레이시아 주권을 침해하는 언행으로 추방당한 강철 북한 대사가 항공편 MH360을 타고 7일 새벽 0시 16분께(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 제3터미널에 도착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아내와 딸과 동행했으며 다른 대사관 직원은 없었다.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0시 40분께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북한 대사관 차량을 타고 공항을 떠났다.

강 대사는 베이징에서 북한 평양으로 떠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지만 바로 북한으로 향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낮 12시55분에 평양행 항공편이 있어 강 대사의 출국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서 3일 베이징에 먼저 도착한 김정남 피살사건 용의자 리정철과 함께 귀국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날 중국 CCTV 기자는 강 대사와 함께 이동하며 말레아시아에서 베이징까지의 여정을 밀착 취재해 보도했다. CCTV는 6일 오후 3시 30분(말레이시아 현지시간) 강 대사의 말레이시아 출국에 앞서 북한 대사관 직원 2명이 미리 쿠알라룸프르 공항에 도착해 필요한 수속을 했고 LED TV와 평양이라는 글자가 크게 쓰여진 4개의 잘 포장된 상자, 3개의 짐이 있었다고 전했다.

1시간 20분여 뒤 강 대사가 말레이시아 공항에 도착했고 20~30명의 기자를 피해 안전한 개인 통로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강 대사와 가족이 비즈니스석이 아닌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며 구체적인 좌석번호까지도 공개했다. 이륙 전에 전화 통화를 했으며 다른 승객을 위해서였는 지는 모르지만 누가 들을까 조심스레 통화를 마쳤다. 또, CCTV 기자의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강 대사는 지난달 17일 밤(현지시간)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에 갑자기 나타나 북한의 반대에도 부검을 강행한 말레이 당국을 맹비난 하고 시신 인도를 요구했다. 이후 말레이 당국이 소통을 시도했지만 계속해서 말레이 경찰이 발표한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고 북한 배후설도 말이 안된다며 강하게 비판해 결국 추방명령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