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생계형 해약' 속출…해약환급금 5년새 32% 증가
2017-03-05 13:03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경기 부진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보험을 중도에 해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생계형 해약이 속출해 저소득층에 대한 보험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최근 보험계약 해약 동향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경기 부진 등에 따른 보험계약 해약은 보험의 보장 기능이 절실한 저소득층일수록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고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최근 보험계약 해약환급금이 늘고 있다. 보험계약 해지 및 효력 상실(보험료 미납으로 인한)에 따른 해약환급금은 2015년 20조2000억원이다. 2010년과 비교해 5년 만에 32% 증가한 수치다. 수입보험료 대비 해약환급금 비율도 2016년 3분기 19.44%로 2012년 1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돈이 없어 보험을 깨는 '생계형 해약'이 속출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보험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016년 기준 전체 가구의 보험 가입률은 81.8%로 전년보다 5.4% 포인트 하락했다. 중소득층(85.4%)과 고소득층(92.9%)은 변화가 거의 없었지만 저소득층(60.5%)은 1년 사이 14.8% 포인트나 하락했다.
보고서는 "경제적 이유로 인한 보험계약 해약을 줄이고 저소득층의 보험수요 충족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험료 납입 일시중지 등 기존 보험계약유지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보다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계약유지제도를 추가로 모색해야 한다"며 독일의 '리스터연금'과 같이 저소득층의 연금·보험료 납입을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리스터연금은 저임금자가 가입하면 국가가 일정 금액을 보조해주는 연금으로, 2000년대 초반 도입된 이후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아울러 보고서는 "대내외 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보험사는 보험계약 해약의 증가 가능성에 대비해 상시적인 모니터링 및 유동성 확보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계약의 해약이 급증하면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입보험료 대비 해약환급금 비율을 보험사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형사는 최근 3년간 평균 17.2%를 기록했고 중·소형사는 20.0%로 이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