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1년 광성보, 내 심장을 뚫고 지나라!”

2017-03-02 14:10
『2017 미디어 퍼포먼스 뮤지컬…타이거 헌터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한울소리는 박창규 총괄제작, 곽정화 연출, 신명은 음악감독의 ‘타이거헌터’를 오는 10일(금) 부터 12일(일) 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공연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설공연’ 선정작으로, 타이거 헌터는 인천 지역을 공연예술에 매칭 시켜 만든 특별한 작품이다.

1871년 신미양요 중 광성보전투 당시 범포수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그들의 희생과 업적을 그린 본 공연은, 우리의 선조들이 어떻게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하였는지, 그리고 그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조선 정예부대 마지막 범 포수들의 항쟁이 시작된다. 승정원일기(고종 8년 5월 21일)을 보면 “경군은 향군만 못하고 향군은 백발백중 하는 산포수만 못하다.” 쓰여 있는 것을 보면 실제 호랑이를 잡는 범 포수들을 빗대어 표현한 기록이 있다.

타이거헌터를 총괄지휘하고 있는 한울소리 대표 박창규씨는 “본 공연을 구상하면서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조선의 범포수 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이고, 이를 통해 많은 이들 사이에 회자되기를 희망 한다”고 했다. 또 그는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조금의 과거, 그리고 조금 더 먼 과거의 우리들이 생각해야 하는 바에 대한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라고 했다.

타이거헌터는 이러한 민초들의 삶을 그린, 지극히 평범한 영웅담이다. 뛰어난 지략을 갖지도, 특별한 능력을 갖지 않는 평범함 청년인 복길과 그의 친구들을 통해 당시의 선택의 순간에서 한 치의 망설임이 없는 결정을 해 나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2014년 9월 발간된 소설 ‘총의울음(손상익 저, 박이정출판사)’에서 소개한 인천의 역사에서 최초로 발굴한 스토리텔링을 모티브로, 신규 공연 콘텐츠를 제작하고 무대화한다.

연습중인 배우들[사진=한 울 소 리]


‘타이거헌터’는 소설이 찾아낸 인천의 정신적 가치를 인천 공연 역량이 총결집된 킬러콘텐츠로 제작하여, 문화 관광형 상설공연의 의도로 인천을 스토리텔링하는 한민족의 기개와 패기를 담고 있다.

뮤지컬 <타이거 헌터>의 연출과 각색을 맡은 곽정화씨는 “무엇보다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원작에서 다루는 범 포수의 기개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 화승총은 20보 앞까지 목표물을 기다려야 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 그리고 재장전 까지는 열가지가 넘는 과정을 거쳐야 다시 발포 할 수 있었다 한다. 그만큼 한발에 신중함을 기하며, 두려움과 직면해야 했다. 자신보다 큰 범을 20보 앞까지 기다려야 하는 범포수의 기개를 죽음과 직면하는 전쟁에 빗대어, 그 당시 조선과 미국의 화력의 차이를 넘어서는 마음가짐에 초점을 맞추어 각색 하였다”라고 밝혔다.

‘타이거헌터’는 신미양요에 참전했던 미군이 그들의 작전일지에 적었던 용어로서, 범포수로 구성된 용맹했던 조선군을 지칭한다. 우리의 역사에서는 배제되어 왔지만, 재조명되고 평가 받아야 할 한국인의 ‘파이팅정신’의 표상이다.

1871년 6월 11일. 5척의 전함을 이끌고 통상조약을 빌미삼아 강화도를 침공한 1,230명의 미군들은 당시로서는 가공할만한 위력의 함포와 야표 그리고 강선라이플 소총으로 완전 무장해 침공했다.

하지만 이에 맞서 조선은 15세기 임진왜란에 도입된 고철덩어리나 별반 다름없는 화승총(조총)으로 맞서 광성보 전투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조선의 ‘강화도 수비대’는 평안도와 함경도에서 차출된 범포 수들이었다.

뮤지컬 <타이거 헌터> 는 범 포수들만의 성격과 기개를 음악에서도 잘 녹여냈다.

타이거 헌터 음악 감독을 맡고 있는 신명은씨는 “뮤지컬의 내용을 관통하는 한국 근대사의 끝자락인 6.25전후 출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70,80년대의 음악적 느낌을 현대적 뮤지컬 레이블로 재탄생시키고자 하였다. 또한 그 시대 음악의 특징인 행직곡풍, 비장함 등의 음악적 요소는 타이거 헌터를 통해 보여 주고자 하는 조선말 강화 범 포수들의 의연함과 어우러지는 서민적 인간미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첨단의 무기로 무장한 미군에 맞선다는 사실이 불가능해보였지만, 범포수들의 눈빛과 용맹한 기개는 미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였고, 48시간 동안 350여명이 산화하며 결과적으로 침략전쟁을 막았고, 서양 강대국들이 스스로 철수하게 만들었다.

이후 서구사회에서는 “조선이란 나라는 중국이나 일본처럼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나라”라고 평가하였다.

미디어 퍼포먼스 뮤지컬 <타이거 헌터>는 관객에게 한민족의 강인한 패기를 담고 있다.

곽정화 연출은 “한반도를 범으로 상징하듯 범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위치에서 일어난 광성보 전투를 통해 이 작은 나라가 화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맥을 지켜온 모습을 이야기 한다. 하나, 하나가 존재함으로 개인이 있고 나라가 존재하며, 맥이 이어짐을 인지하여 작게는 나와 가정에 힘을 실고, 크게는 국외로 뻗어나가는 힘을 실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