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한항공 보잉 787-9 1호기 직접 타보니...확 커진 창문·수납공간 '눈길'

2017-02-27 16:15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이 보잉 787-9 항공기 기내에서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사진=대한항공 제공]

아주경제(인천) 이소현 기자 = 27일 오전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 격납고. 격납고의 4~5번 문이 스르르 열리자 대한항공 고유의 외장색인 담청색으로 도장된 보잉 787-9 한 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HL8081 항공기 번호를 부여받은 대한항공의 보잉 787-9 1호기는 길이 62.8m, 높이 17m, 무게 254t인 중대형기로 엔진 뒷부분 톱니바퀴 디자인이 날렵함을 더해 차세대 항공기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탑승계단을 올라 보잉 787-9 1호기 기내로 들어서자 손 때하나 묻지 않은 쾌적한 공간이 펼쳐졌다.

보잉 787-9 기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확 커진 창문이다. 비슷한 기종 대비 창문의 크기를 1.5배가량 키워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을 준다. 폐쇄적인 기내 공간을 개방적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를 주기에 충분했다.

기존 기내 창문에서 수동으로 올리고 내려야 했던 덮개는 없어졌다. 대신 버튼 조작으로 창문의 투명도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버튼을 가장 불투명한 5단계로 조절해보니 창밖이 차츰차츰 어두워지더니 까맣게 변했다. 반대로 가장 투명한 1단계로 조절해보니 이내 환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특수 젤이 삽입된 창문이 설치돼 버튼의 설정 정도에 따라 투명도가 변화되는 구조다.
 

대한항공 보잉 787-9 창문, 버튼 조작으로 투명도를 5단계로 조정한 창문(왼쪽)과 1단계로 조정한 창문(오른쪽) [사진=이소현 기자]

실내 조명도 다양해져 기내 인테리어에 변화를 줬다. 일명 ‘프리미엄 케빈 인테리어’가 적용된 기내는 최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기술이 탑재됐다. 시간과 환경에 따라 기내 색상과 밝기가 조절됐다. 항공기 이륙에서부터 식사·음료를 제공할 때, 일출·일몰 될 때, 취침 할 때, 착륙할 때 등 14가지 상황에 맞게 설정하게끔 설계됐다. 다양한 객실 조명으로 편안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보잉 787-9 기내 객실 높이는 253㎝다. 기존 기종에 비해 전체적으로 탁트인 느낌을 준다. 넉넉한 기내 수납공간도 마련됐다. 최대 50kg 중량도 거뜬하다.
 

대한항공 보잉 787-9 일반석 수납공간[사진=이소현 기자]

대한항공의 보잉 787-9은 총 269좌석으로 구성됐다. 일등석 6좌석, 프레스티지석 18좌석, 일반석 245좌석으로 구분됐다. 일반석은 3-3-3 열로 배치됐다.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은 가운데 칸막이로 개인 프라이버시가 확보돼 편안한 비행을 즐길 수 있다. 독립적인 출입 공간으로 안락함을 높였으며 곳곳에 마련된 수납공간으로 실용성을 강조했다.

이코노미석은 초대형 항공기 A380과 비슷한 좌석 규격인 기본 33~34인치로 무릎 공간이 넉넉했다. 앞좌석 등쪽 부분이 안쪽으로 비스듬하게 들어가게 설계된 덕분이다.

앞에 장착된 모니터에서 영화 등 다양한 기내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USB도 연결할 수 있어 핸드폰 충전 등이 용이했다.
 

대한항공 보잉 787-9 퍼스트클래스석[사진=이소현 기자 ]

이밖에도 대한항공은 기압, 습도 등 기내 환경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마원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은 “기존 항공기의 기내 기압은 백두산 수준(2400m)으로 유지되지만, 보잉 787-9의 경우 지리산 수준(1800m)로 유지할 수 있어 쾌적하다”고 강조했다.

통상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지고 산소가 부족하여 쉽게 피로해진다. 보잉 787-9 항공기는 기압을 더 높여줌으로써 장거리 여행에 따른 피로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대한항공은 기존 항공기는 엔진을 통해 외부 공기가 들어와 기내에 건조한 공기가 곧 바로 유입됐지만, 보잉 787-9 항공기는 필터를 거쳐 공기가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이에 약 11% 수준이던 기내 습도가 15~16% 수준으로 향상되면서, 쾌적함이 배가된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보잉 787-9 1호기[사진=이소현 기자]

대한항공은 이번 보잉 787-9 1호 항공기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총 10대를 도입해,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드림라이너라고 불리는 보잉 787-9 항공기는 올해 대한항공이 처음으로 도입한 기재이자 사장에 취임하고 처음 들어온 비행기라 의미가 있다”면서 “적당한 좌석수(269석)와 연료 효율이 좋아 경제적인 항공기로 대한항공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의 보잉 787-9 항공기 1호기는 국내에서 무선국 인가, 시범비행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친 이후 3월 중순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된다. 대한항공은 이후 토론토, L.A. 마드리드 등 장거리 국제선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