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과서 한자, 본문 밑·옆단에 음·뜻 제시해 쓰기로
2016-12-30 06:00
교육부, 초등 교과서 한자 표기 기준 제시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 5~6학년 교과서에서 필요한 경우 한자를 표기하는 기준을 발표하고 초등 5-6학년 학습에 도움이 되는 기본 한자 300자 내에서 밑단이나 옆단에 한자와 음․뜻을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표기 기준은 초등 5-6학년 학습에 도움이 되는 기본 한자 300자를 선별하고 국어 외 교과서에서 단원의 주요 학습 용어에 한해 집필진과 심의회가 용어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경우 300자 내에서 한자와 음․뜻을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초등 5학년 과학 ‘태양계와 별’ 단원에서 ‘항성’의 경우, 각 한자의 뜻이 ‘항상 항(恒)’, ‘별 성(星)’으로, ‘항상 같은 곳에서 빛나는 별’이라는 학습용어의 뜻과 가까워 ‘항성(恒星) : 항상[恒, 항상 항]같은 곳에서 빛나는 별[星, 별 성]’같이 밑단이나 옆단에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단원의 ‘행성’의 경우도, 각 한자의 뜻이 학습용어의 뜻과 가까워 집필진과 심의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밑단이나 옆단에 ‘행성(行星) : 항상 주변의 정해진 길을 다니는[行, 다니다 행] 별[星, 별 성]’과 같이 표기할 수 있다.
‘우주’처럼 ‘집 우(宇)’, ‘집 주(宙)’ 각 한자의 뜻이 우주란 학습용어의 뜻과 거리가 먼 경우에는 한자와 음․뜻을 표기하지 않는다.
본문의 주요 학습 용어에는 글꼴 변화 등의 강조 표시만 하고, 용어의 한자와 음․뜻은 밑단이나 옆단에 표기해 가독성을 높이고 학습부담은 덜고자 했다.
‘교과서에 표기된 한자는 암기하게 하거나 평가하지 않도록 한다’는 지도 유의점은 ‘교사용 지도서’에 명시하고, 시․도 교육청에 전달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정책연구의 결과로 지난해 2015 개정 교육과정 발표시 초등 적정 한자와 표기 방법은 정책연구를 통해 올해말까지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초등학교의 98% 정도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한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으나 적정 수준의 한자 교육 내용과 방법이 없어 17개 시‧도마다 한자 학습량과 수준이 다르다는 문제가 있었다.
교육부는 학습자 수준에 맞지 않거나 학습 내용과 관련이 없는 무분별한 병기를 예방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자 교육’ 자체 보다 초등학생 수준에 적합하면서 ‘학습 용어 이해’를 위한 교과서 한자 표기 원칙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방침에 대해 한글학회 등은 한글전용 방침에 어긋난다며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이번 원칙이 한자․음훈을 모두 제시해야 한자를 모르는 학습자도 학습용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정책연구 결과에 따른 것으로 한자 혼용과 명백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또 교과서에 표기된 한자를 이해하기 위한 선행교육은 불필요하며 300자와 친숙해질 수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 자료를 개발․보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부호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한자 표기 방안에 따라 집필하면 한 단원에 표기되는 예상 건수는 0~3건이고, 개념 이해를 돕는 경우에만 한자의 음훈을 함께 제시해 학습효과는 높이고 부담은 낮추는 합리적인 표기가 가능하다”며 “향후 초등학교 5~6학년 학습을 돕는 기본 한자 300자와 친숙해지는 창의적 체험활동 자료를 개발․보급해 초등 수준에 적합한 한자 교육이 전국적으로 균형 있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한자 선행교육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