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기로에 선 與, 비대위 구성이 '마지노선'
2016-12-19 18:31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난 20대 총선 참패로 '혁신비대위'를 꾸렸던 새누리당의 제1과제는 계파 청산이었다. 혁신비대위가 해산한 지 반년도 채 못 돼 또 다시 비대위를 꾸리게 됐다. 계파 청산은커녕, 갈등의 골은 오히려 깊어져 '분당'의 기로에 섰다.
이제 비대위원장직을 어느 계파가 가지느냐가 관건이다. 친박계가 가져가면 분당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고, 비박계가 쥐면 인적청산을 놓고 당내에서 갈등은 계속될 수 있다. 어떤 답이 나오든 집권여당의 형국은 '누란지위(累卵之危·달걀을 쌓아 놓은 것처럼 위태로움)'다.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은 당의 갈등과 분열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사람은 안 되고 같이 갈 수 있는 인사가 추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정 원내대표의 발언은 사실상 유 의원은 안 된다는 '비토'로 해석된다. "(비대위원장 후보 선임안을) 전국위원회에 넘기는 권한을 제가 갖고 있다"고 이날 언급한 것도 비주류에 대한 선전포고로 보인다. 친박계의 '아바타'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사실상 친박계에서 거부하는 유 의원을 자신도 반대한 것이다.
당초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친박과 비박 중진 의원이 각각 3명씩 모였던 '6인 중진 협의체'에서는 비주류의 추천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키로 합의한 바 있다. 또한 위원장에게는 비대위 구성 등 전권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를 구성하더라도 헌신할 비대위원장을 찾는 것이지, 계파를 나눠 비대위원을 하는 소승적 차원에서 임하지 않겠다"면서 "'합당한' 비대위원장이 온다면 비교적 전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비주류가 추천한 인사 중 수용할 수 없는 인물이 오면 전권을 내줄 수 없다는 얘기다. 친박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만약 비주류가 비대위원장직을 수용한다고 해도, 전권이 없는 위원장은 허수아비가 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비주류가 추천한 인사 중 수용할 수 없는 인물이 오면 전권을 내줄 수 없다는 얘기다. 친박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만약 비주류가 비대위원장직을 수용한다고 해도, 전권이 없는 위원장은 허수아비가 될 수밖에 없다.
또 친박계에서 2선으로 후퇴했다고 하지만 비주류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친박계의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과 핵심인사인 최경환 의원 등이 사실상 물밑에서 친박을 지휘해오지 않았느냐는 설명이다. 비주류 중진인 정병국(5선)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친박계가) 2선 후퇴를 한다는 생각이었으면 정 원내대표가 후보로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물타기'라고 비난했다.
친박계는 비대위에 있어서도 '양보' 의사가 없음을 밝힌 셈이다. 인적 청산을 주장하는 비주류로서는 비대위원장 직에 대한 '최후통첩'을 한 만큼, 이를 거부하면 '분당' 행보를 택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모양새다. 이미 김무성 전 대표는 탈당 의사를 내비친 상태고, 유 의원은 비대위원장 수용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친박계가 유 의원을 거부하고 있는만큼 유 의원 역시 탈당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많은 의원들과 그런(탈당) 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중"이라면서 "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기다린다"고만 답했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많은 의원들과 그런(탈당) 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중"이라면서 "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기다린다"고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