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역주행' 박근혜 대통령, 국정 복귀 '마이웨이'까지 … 분노 촛불 더 커진다

2016-11-17 16:07

[사진=아주경제]



아주경제 주진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엘시티(LCT) 비리 엄단 지시, 인사권 행사 등으로 국정 복귀를 선언하며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 민심에 맞서 다시 한번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박 대통령은 17일 문화체육부제2차관에 유동훈 국민소통실장을 임명하는 등 내치를 챙기고 있다는 신호를 내보냈다. 전날인 16일에도 외교부 2차관을 임명했고,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엘시티 비리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이는 국민과 정치권에 ‘하야나 퇴진은 결코 없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고, 특히 내각과 검찰에는 ‘내가 아직 인사권을 갖고 있다’는 경고성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의 엘시티 엄정 수사 지시는 엘시티 비리 사건에 여야 정치인들, 특히 친노무현계와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다수 연루됐다는 각종 루머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분산 시키면서 최순실 게이트를 희석시킬 수 있는데다 퇴진을 재촉하는 정치권을 압박하겠다는 정치적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 몸통이라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검찰 조사는 차일피일 미루고, 대면조사를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 대통령이 오히려 ‘갈 데까지 가보자’식 ‘적반하장’ 아니냐는 조소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다음주께 ‘최순실 파문’ 뒤 처음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APEC 리마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페루를 방문하기 때문에 다음주 화요일 국무회의를 박 대통령이 주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의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지지율 5% ‘식물 대통령’이 사드(THAAD)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같은 민감한 외교안보 주요 현안을 국민적 합의나 공감대 없이 밀어붙이듯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데 대해 국정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신호’에 맞춰 새누리당 내 친박계와 여권 인사, 보수단체들이 일제히 적극 반격에 나섰다. 특히 인터넷 각종 게시판과 SNS 등을 통해 엘시티 비리 의혹을 조직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는 정황들도 포착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의 팬클럽 '박사모‘ 사이트 게시판에는 "엘시티 문재인 연결돼서 검색어 순위 오르고 있다. 더 검색하라. 댓글도 달고, 엘시티로 보수는 집결해야 한다"고 독려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엘시티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인터넷상에서 근거없는 허위 사실로 문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작성·게시한 관련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형사 고소했다.

문 전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대선 당시 십알단(십자가 알바단)이나 댓글부대와 같은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런 식의 흑색선전이 더는 대한민국 정치와 선거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대응하고 발본색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향후에도 이같은 일이 발생할 시 법적 조치를 통해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결국 ‘100만 촛불’ 민심을 역주행하며 ‘버티기 마이웨이’를 선언한 박 대통령에게 오히려 역풍이 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오는 19일 4차 촛불집회는 전국 100여곳에서 동시다발 형식으로 열리며,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까지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여 역대 최대 인파가 참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터넷과 SNS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검찰 수사를 성실히 받겠다는 대통령의 담화는 거짓말이라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에야말로 민심이 뭔지 똑똑히 보여주자”고 뜻을 모으는 국민들도 늘어나고 있어 성난 촛불 민심은 거세게 타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