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 김무성 겨냥 작심 비판···분당 가속화
2016-11-17 17:55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비박(비박근혜)계는 지도부 사퇴와 대통령 탄핵 등의 주장을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철회 소동으로 인한 야당의 분란을 틈타 청와대와 친박 지도부가 엘시티 의혹 수사 지시를 전면에 내걸고 반격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먼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당 안팎의 사퇴 요구에 대해 재차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조원진 최고위원도 “당 내 비주류 일부가 주도하는 비상시국회의는 분명 해당행위”라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조 위원은 “그 중심에 김무성 전 대표가 있다고 하는데 순수성과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 최고위원회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황영철 의원은 이 대표가 물러나면 시국회의를 중단하겠다고 하는데 소위 잠룡들, 시도지사 몇 명이 모여서 만든 목표가 결국 대표의 사퇴라는 게 어이가 없다”며 “즉각 중단을 요청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어제 남경필 경기지사가 독일로 출국하면서 중대결심을 운운을 했는데, 도정을 챙겨야 할 도지사가 중대결심을 거론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김무성 전 대표는 대통령 탄핵의 필요성과 지도부 교체를 촉구하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산 엘시티 의혹 수사 지시와 관련해 "이 시점에서 그것에 대해 (대통령이)공개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엘시티와 관련된 부정에 청와대가 개입돼 있다는 어느 쪽의 주장에 대해, 관여가 없다는 걸 강조하려고 하다 보니 그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면서 "압박받을 사람은 압박받는 것이고, 압박받을 이유가 없는 사람은 압박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탄핵에 대해선 "이 사안을 놓고 할 수 있는 법은 탄핵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하야 안 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지 않냐. 그럼 무슨 방법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빨리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국민 앞에 이 일을 대통령이 주도했는지,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등을 국민이 빨리 알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전 대표는 원유철 의원이 제안한 '지도부·중진 9인 협의체'에 대해선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마당에 당사자와 이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당내 비주류 인사들을 향해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분당 및 탈당의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