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힘’ 삼성전자, 답답한 한국경제 ‘경제 숨통’ 텄다
2016-11-16 16:35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오너 책임경영체제를 선언한 이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최악의 위기에 몰린 재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오랜 가뭄에 지친 한국 경제에 시원한 소나기를 뿌리며 한국 산업계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하만 인수 등 과감한 투자 통해 재계에 활력
삼성전자는 16일 차세대 문자메시지인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 기술 기업인 뉴넷 캐나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불과 이틀전인 지난 14일에는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인 80억달러(약 9조3760억원)에 세계 1위 자동차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 캐나다 디지털광고 스타트업 애드기어, 중국 전기차 부품업체 비야디(BYD·지분인수), 미국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기업인 비브랩스 등을 연이어 인수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기존 사업의 고도화를 위한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은 어려운 시국에도 불구하고 재계가 투자 등 기업 본연의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줌으로써 한국 경제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대기업 고위임원은 “경기 부진 속에 기업들은 투자를 주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결단은 '위기가 곧 기회'라는 경영학의 기본 원리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면서 “우리 회사도 검토 중인 신사업을 조만간 확정,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미래 역량 강화 위해 M&A 적극 활용
삼성전자는 이미 1990년대부터 M&A 시장의 잠재적인 큰손으로 부각돼 왔으나 실제 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드물다. 자체적으로 사업 역량을 키우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경영방침에 따라 계열사를 세우거다 설비와 기술 투자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경영방식으로는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들이 삼성의 기업 문화를 적응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M&A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을 내는 알짜 계열사 또는 사업군이라 할지라도 삼성의 미래 전략과 관계가 없으면 매각하고,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삼성과 함께 가야할 기업들을 품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설립한 전장사업팀은 후발주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하만 인수를 지속적으로 추진, 마침내 성공을 거뒀고 앞으로 이 부문에서 시장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장사업은 삼성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잘할 수 있는 산업 중 하나"라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각각의 영역에서 최고의 기술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계열사들이 힘을 보태면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해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