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 미츠비시와 덴소 일본 업체 2곳이 제네럴모터스(GM)가 발주한 자동차용 부품 콤프레서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GM의 입찰액을 사전 합의한 미츠비시중공업과 덴소코퍼레이션에 총 111억1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1일 밝혔다.

콤프레서는 기체를 압축해 압력을 높여주는 기계장치다. 자동차에서 냉매를 압축해 에어컨 시스템을 통해 순환하는 역할을 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09년 6월 GM이 전 세계 업체를 상대로 한 콤프레서 입찰에 참여하면서 연초 공급가격과 2년 차 이후 공급가격을 미리 합의해 입찰했다.

이들은 GM 입찰이 글로벌 시장 가격 수준을 높일 기회로 보고 저가경쟁을 하지 않기로 서로 합의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콤프레서 시장에서 다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어 경쟁입찰을 할 경우 낮은 가격으로 사업을 공동 수주할 가능성이 컸다.

덴소의 경우 세계 스크롤 콤프레서 시장점유율 1위다. 미츠비시도 스크롤 콤프레서 생산에 특화해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경쟁가격보다 높게 투찰하기로 합의하고, 미츠비시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사업을 낙찰받았다. 이후 해당 부품의 글로벌 시장 가격도 높게 유지됐다.

덴소는 비록 사업을 수주하지 못했지만 글로벌 시장 가격이 높게 유지된 만큼 다른 업체와의 거래에서 간접적인 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 사건의 경우 해외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담합대상 품목이 한국GM에 공급돼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한국 공정위의 심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미츠비시에 74억800만원, 덴소에 37억4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한편 이 사건은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친 국제 카르텔 사건으로 미국과 멕시코 경쟁당국도 이들의 담합행위를 제재한 바 있다.

미국은 2013년 9월 미츠비시에 1450만달러의 벌금을, 멕시코는 지난 8월 미츠비시와 덴소에 총 7200만 페소(약 45억원)의 벌금을 각각 부과했다.

공정위가 2014년 1월 이후 적발한 자동차 부품 국제 카르텔 사건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총 8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