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 삼키는 ETF 투자는 어떻게?

2016-11-01 11:21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상장지수펀드(ETF)가 펀드시장을 집어삼킬 기세다. 덩치가 해마다 가파르게 불어나고, 종목도 일일이 세기 어려울 만큼 많아졌다. 이처럼 대세로 떠올랐지만, 결국 내게 맞는 ETF를 고르는 안목이 관건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 순자산은 9월 말 기준 24조원에 달했다. 상장종목 수도 239개에 이른다. 순자산과 상장종목 수는 해마다 평균 41%, 38%씩 늘어나고 있다. ETF 순자산 증가 규묘는 2015년만 해도 2조원에 그쳤으나, 올해 들어서는 1~3분기에만 4조4000억원이 불어났다.

또한 3분기까지 48개 ETF 종목이 신규 상장됐다. 이에 비해 2015년 신규 상장 ETF는 한 해 동안 45개를 기록했다. 주식형 공모펀드 순자산 대비 ETF 비중은 현재 42%를 넘어섰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7302억원으로 연평균 47%에 달하는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ETF는 일반 펀드나 주식보다 변동성이 적어 주가 하락기에도 손실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비용도 저렴하다. 장기적인 투자 성과 역시 양호하게 나오고 있다.

투자 대상은 다양하다. 코스피200을 비롯한 특정지수에 연동되어 수익률이 결정되는 지수연동형 ETF가 있고, 금이나 에너지 같은 원자재에 투자하는 ETF도 거래할 수 있다.

해외 ETF는 매매차익에 대해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기 때문에 단타매매가 어렵다.

반면 미국 달러나 홍콩달러로 거래되는 해외 상장 ETF는 이자소득세(15.4%) 대신 양도소득세(22%)가 부과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금 같은 메이저 원자재가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대신 투자자가 곡물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산물을 비롯한 원자재 투자는 한 곳에 올인하기보다 다양하게 분산투자해야 한다"며 "곡물 가격 상승으로 식품업체가 가격을 인상한다면 수익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식품주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업계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ETF 운용보수를 낮추는 추세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근 15개 ETF 보수를 인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9월 '타이거 레버리지 ETF'와 '타이거 인버스 ETF' 총보수를 0.59%에서 0.09%로 낮췄다. 삼성자산운용은 '코덱스200 ETF' 총보수를 0.26%에서 0.15%로 내렸다.

ETF 상품별 총보수는 전달 24일 기준 최소 0.05%에서 최대 0.99%다. 설정기간 1년 이내 ETF 총보수가 0.14%~0.70% 수준이다. 3년 이상인 ETF 총보수는 0.05%~0.99%를 기록하고 있다.

태희 자본시장연구원은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은 운용사간 차별성이 크지 않아 운용보수를 낮추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운용보수 인하 움직임은 ETF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