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사우디 국부펀드와 손잡고 11조원 기술펀드 출범

2016-10-14 14:01

[사진=연합/AP]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일본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1000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의 기술펀드를 출범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이 14일 보도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펀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라는 이름의 이 펀드는 앞으로 5년에 걸쳐 소프트뱅크가 250억 달러, 사우디의 국부펀드가 450억 달러를 출자할 예정이라고 소프트뱅크 측은 밝혔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 대형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이 적절한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 같은 기금의 출범은 여전히 기술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풀이했다.

소프트뱅크의 설명에 따르면 이 기금은 앞으로 5년에 걸쳐 한 해에 평균 200억 달러를 투자하게 된다. 이는 미국 스타트업에 매년 투자되는 금액의 1/4에 해당하는 막대한 수준이다. 다만 회사는 투자를 스타트업에 집중할지 대형 기술기업에 집중할지 밝히지 않았다.

올해 소프트뱅크와 사우디는 모두 기술부문 투자를 확대해왔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영국의 반도체 개발사인 암(ARM)을 240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노무라의 우오모토 도시히로 수석 전략가는 “소프트뱅크가 암 사업 부문을 강화할 수 있는 영역에 투자함으로써 소프트웨어 에코시스템을 확장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며 “소프트뱅크가 이동통신에서 기술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는 당연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 역시 올해 초 차량호출 서비스인 우버에 35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기술 투자를 모색해왔다.

사우디는 석유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민간 산업을 활성화시킨다는 경제 개혁안인 '사우디 비전 2030'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의 일환으로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는 지난달 일본을 방문하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주요 재계 총수들과 회동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