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카에서 불태운 예술혼…'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

2016-07-26 07:13
오는 9월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마요르카 호안 미로 재단 설립 이래 최대 규모 기획전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9월24일까지 '꿈을 그리는 화가 호안 미로(Joan Miró) 특별전'을 개최한다. 호안 미로의 '황금 깃털을 가진 도마뱀'(1971)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Successió Miró]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야수주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등 다양한 요소를 받아들여 자신만의 개성있는 양식을 만들어낸 화가 호안 미로(Joan Miró·1893~1983)의 전시회가 국내에서 처음 열린다.  

세종문화회관(사장 이승엽)은 오는 9월24일까지 미술관에서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展'을 개최한다. 전시장엔 1981년 미로와 그의 아내로부터 스튜디오, 작품을 기증받아 운영하기 시작한 '호안 미로 마요르카 재단'의 소장품과 미로의 유족들이 경영하는 '석세션 미로' 소장 작품 등 총 264점이 펼쳐진다. 마요르카 재단 설립 이래 최대 규모다.


 

호안 미로, '무제'(1978)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Successió Miró ]




미로의 1969년작 '무용수'를 비롯해 유화, 드로잉, 조각, 꼴라쥬, 일러스트, 테피스트리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전시되며, 100호가 넘는 대형사이즈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또한 미로의 작업실도 재현해 그의 손때가 묻은 소품과 작업도구들을 비롯한 미완성 캔버스들이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마요르카 재단 전시감독인 필라르 바오스가 직접 큐레이팅해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미로의 예술가적 여정을 더욱 폭넓고 깊게 드러낸다. 

김미진 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는 "미로는 자연이 내뿜는 상징과 의미를 그 어느 사조에도 속하지 않은 자신만의 독창적 시각적 기호로 시대를 초월한 예술가"라며 "우주의 창조 질서와 인간의 본능에 따라 자유롭게 표현한 미로의 예술 세계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무한한 꿈과 상상의 여행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호안 미로, '무용수'(1969)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Successió Miró ]




미로는 초기에 반(反) 예술에 근본을 둔 다다이즘 운동과 초현실주의에서 영감을 얻었고, 그 이후에는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와 동양 예술에 영감을 받았다. 이번 특별전은 그가 마요르카에 머물렀던 마지막 창작시기(1956~1981)의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이 시기는 미로의 예술 여정 중 가장 예술혼이 강하며 생기있고, 혁신적이었지만 비교적 세상에 덜 알려진 '마요르카에서의 완숙기'라고 할 수 있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표현법을 찾길 원했던 미로는 그림을 단순화시키거나 색을 간소화 하는 등 최소의 수단으로 최대의 강렬함을 끌어내도록 장식을 배제했고, 이는 이번 전시에 출품된 추상적인 단색 풍경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미로는 자신의 작품을 "나를 향한 내면의 독백임과 동시에 세상을 향해 열린 대화"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을 잘 느낄 수 있도록 전시는 다섯 가지 섹션 △호안 미로 작품의 근원 △시, 기호, 리듬, 절제와 명상 △마요르카, 창조적 공간 △말년의 열정-독창적 색과 표현 △자연의 도식화 등으로 구성된다. 


 

호안 미로, '거리의 여자'(1973)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Successió Miró ]




오정화 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장은 "자연, 꿈, 인체, 문자 등 다양한 소재를 명료한 색감과 독창적인 표현으로 담아낸 미로의 작품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 감수성 등을 채워주는 데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시 오디오 가이드는 영화 '은교' '이끼' '괴물' '연애의 목적' 등으로 유명한 배우 박해일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문의 02-332-8011


 

호안 미로, '가우디를 위한 모델 VIII'(1975)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Successió Mir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