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또 "경찰 저격", 댈러스 사건 후 유사 범죄 우려 현실화
2016-07-18 07:08
경찰 "20대 흑인 단독범행", 오바마 "비겁한 행동"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17일(현지시간) 오전 경찰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해 근무 중인 경찰관 3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사건의 용의자는 20대 흑인 남성 1명으로 단독범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크 에드먼슨 루이지애나 주 경찰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관들을 저격한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된 자"라며 "현재 배턴루지 시에는 더 이상의 총격범은 없다"고 밝혔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경찰 공식 기록에 따르면 1987년 7월 17일생인 용의자 롱은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와 그랜드뷰에 거주한 적이 있으며, 루이지애나 주와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롱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그의 주변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백인 경찰의 흑인 총격 사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했는지, 아니면 급진 성향의 과격 단체의 사주를 받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앞서 경찰관 저격 용의자 롱은 오전 9시께 루이지애나 주 배턴루지 동남부 올드 해멘드 에어플라자 쇼핑센터 인근에서 복면을 쓰고 검은색 복장을 한 채 경찰을 겨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가 사살됐다.
경찰이 당초 추격 중이라던 용의자 2명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는 '수배자'였으며, 이들은 애디스 지역에서 검거됐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날 사건은 인질극을 벌이거나 일반인들을 공격하는 대신 경관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댈러스 사건이 발생한 지 꼭 열흘 뒤에 발생했다. 미국에서 가장 우려했던 일인 유사 범죄가 결국 현실화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루이지애나 주는 물론 모든 지역에서 종종 경관이나 경찰 시설을 노린 공격이 있었지만, 최근 이뤄진 경찰 공격은 인종 문제를 기반으로 형성된 증오가 개입됐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루이지애나에서 다시 발생한 경관 공격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경찰 총격 희생자 유족들도 "총격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5일 피살된 스털링의 변호인 캐롤 파월 렉싱은 이날 성명에서 "경관 상대 총격 같은 폭력은 누구에게도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며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한 항의가 경찰에 대한 전면전과 절대로 동일시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루이지애나 총격사건에 대해 "누구도 대변하지 않은 비겁자들의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언론들은 연이은 사건들로 흑백 간 갈등이 해결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약해진 데다가 정치적 관용에 대한 피로도 또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미국인이 함께 긴장 해소를 위해 나서지 않는다면 비슷한 사례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