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M&A 희비 교차…"되는 것만 된다"

2016-07-03 12:46
동부건설·동아건설산업 본계약 체결...경남기업 본입찰에 1개 업체 참여
삼부토건·STX건설도 인수의향서(LOI) 접수 받고 매각 '잰걸음'


 
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중견건설사의 인수합병(M&A)이 속속 진행되는 가운데 건설사마다 진행 속도가 갈리면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본계약 체결까지 이뤄져 마무리 단계를 밟는 반면에 본입찰에 단 1개 업체만이 참여해 매각이 불투명한 업체도 있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과 동아건설산업은 지난달 27일 본계약에서 각각 키스톤PE, SM(삼라마이더스)그룹과 인수 본계약을 맺었다.

두 건설사의 인수 대금은 각각 2060억원과 38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7~8월에 예정된 관계인 집회를 열고 회생담보권자 4분의 3, 회생채권자 3분의 2의 동의를 받으면 인수가 최종 확정 된다.

동부건설 인수에 나선 키스톤PE는 당초 2060억원 규모의 인수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실사 일정을 연기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인수대금 가운데 8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1200억원 가량을 유한책임투자자(LP)를 통해 조달하기로 확정하면서 매각이 급물살을 탔다.

SM그룹과 본계약을 체결한 동아건설산업도 매각 성사를 위한 잰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동아건설산업 인수에 나선 SM그룹은 토목분야 사업 다각화를 목표로 성우종합건설, 동아건설산업 인수에 나서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선 두 건설사와 달리 경남기업의 매각은 난항이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경남기업 매각 본입찰에 1개 업체만이 참여하며 매각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당초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SM그룹 등 6개 업체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며 흥행에 불을 지폈지만 본입찰에서 대거 발을 뺐다.

경남기업의 자회사 수완에너지 매각 실패로 인수 가격이 크게 뛴 것이 흥행 저조의 이유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경남기업 매각가는 1900억원 안팎이다. 앞서 인수된 건설사들과 비교해 적지 않은 가격이라는 평이다.

지난달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실패하면서 매각이 한 차례 무산된 삼부토건도 재도전에 나선다. 삼부토건은 8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받고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를 선정한다. 이르면 21일 본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부토건의 매각가를 1000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매각이 무산됐던 STX건설도 재매각 공고를 내고 새주인 찾기에 돌입한다. 5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인수후보들의 실사를 거쳐 이달 22일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STX건설은 토목, 건축, 전기, 정보통신 공사 등 다양한 종합건설업에서 강점을 보이면서 많은 인수 후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세환그룹이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며 4일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STX건설의 인수가격은 200~250억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매각 진행 속도가 엇갈리는 것은 건설업 불황과 높은 인수가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의 불황으로 누구도 쉽사리 인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업체가 감당할 수 있는 인수 가격과 시장에 나온 매물들의 인수 가격의 괴리감이 크기 때문에 건설사마다 희비가 교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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