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D-30 트럼프 '내우외환'

2016-06-19 14:34
공화당 내 대안주자 움직임 다시 부상
잇단 논란에 지지율 작년 8월 뒤 최저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인 트럼프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 ]


윤은숙 기자 =공화당의 실질적 대선후보인 트럼프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공화당 당 내에서는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트럼프가 아닌 대안을 택하려는 움직임 다시 거세게 일고 있으며, 올란도 총격사태 이후 트럼프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대선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절차인 전당대회(7월18∼21일)를 불과 한 달 앞두고 공화당 내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콜로라도 주 공화당 대의원인 켄달 언루를 주축으로 한 수십 명의 공화당 대의원이 다음 달 전대에서 대의원들이 자유롭게 대선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당 규정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현행 당 규정에서는 지역별 순회경선을 통해 선출된 대의원들이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인 '매직넘버'를 달성한 트럼프를 반드시 지지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언루 의원을 주축으로 하는 트럼프 반대파들은 이른바 '양심 조항'(Conscious Clause)을 새로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를 지지하도록 하는 현재의 규칙 대신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다른 대선후보도 지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언루는 전대를 앞두고 열린 전대규칙위원회에서 이 같은 안건을 공식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언루는 특히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인 컬리 호그랜드가 대의원들이 경선 결과에 구속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 경선을 시작할 때부터 이같은 움직임은 계속 돼 왔지만, 지난달 트럼프가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인 1237명을 달성한 이후 한동안 잠잠했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는 멕시코계 연방판사에게 인종차별주의적인 막말을 퍼부은데 이어 올랜도 총기난사 뒤 미국 전역을 뒤덮은 애도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언사를 연발하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화당 내의 트럼프 반대 세력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부자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여전히 유보하고 있고 역대 공화당 정부에서 외교·안보분야의 중책을 맡았던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역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하겠다고 나서면서 트럼프 반대진영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이 과연 현실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미국 현지언론들은 불투명하다는 입장이다. 전당대회까지 한달정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운 주자를 내세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올랜도 총기난사 뒤 트럼프의 지지율은 큰 타격을 입었다. 18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집계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율은 테러 전날인 지난 11일 43.7%였으나 지난 16일에는 44.1%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11일에는 39.2%였지만 16일에는 38.3%까지 떨어졌다.이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의 평균치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