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국민 심판 겸허히 받아들일 것" 한목소리
2016-04-14 16:07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4·13 총선발(發) 정계 개편의 소용돌이 속에 빠진 여야 4당이 제각각 향후 정국 대응책 마련에 부심한 모습이다.
거대 양당 기득권을 누려온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의 '녹색돌풍'에 긴장하면서 쇄신 의지를 다졌다. 국민의당은 '양당 정치 심판' 구호가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인만큼 총선 이후 첫 공식회의에서도 정치 혁신 의지를 다지며 제 3정당의 출발을 각인시켰다.
◆ 고개 숙인 새누리·더민주 '뼈 깎는 쇄신' 강조
국민의 심판을 받고 원내 제1당의 자리를 더민주에 내준 새누리당은 참패 결과를 수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이날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줄줄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보여준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의 공천 과정에서부터 오만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렸고 국민 여러분께서는 매서운 회초리로 심판하셨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수도권 승리를 발판으로 제1당을 차지하면서 한 숨을 돌렸다. 하지만 호남 민심의 혹독한 심판을 받아 호남 맹주 자리를 국민의당에 내준 데 대해 당내에선 위기감도 감돌았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민주의 호남 참패를 '인과응보'의 결과라고 규정하며 "항상 실망만을 드렸는데 의석을 달라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라며 "더민주의 잘못에 회초리를 들어주신 호남의 민심을 잘 받아 안겠다. 거듭 죄송하다.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민심을 받들어 정권 교체의 길로 매진하겠다"면서 "더민주를 수권 정당으로 만들고, 최적의 대선 후보를 만들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정부를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 '정치 돌풍' 국민의당…安 "일하는 국회 만들 것"
이번 총선에서 38석을 차지하며 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낸 국민의당은 고무된 분위기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담아내는 진정한 대변자로서 일신 또 일신해 나가겠다"면서 "이번 선거는 정치인들의 승리가 아니라 위대한 국민들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안 대표는 이어 "국민의당은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위해서 국회에 4·13공약평가이행추진특별위원회와 미래일자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다시 한 번 공식 제안한다"며 "아울러 저희 국민의당부터 총선정책공약이행점검단을 설치하여 약속 지키는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줄곧 주창해온 '일하는 국회'를 내세워 거대 양당의 강경 대치 청산을 선포하고 강해진 정치적 위상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명맥 유지 정의당…"진짜 제3당 가리는 경쟁 시작"
이번 총선에서 총 6석을 확보하며 제4당으로 밀려난 정의당은 '현상 유지'에 그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두 야당과 달리 반사이익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과 혁신으로 일궈낸 결과"라고 자평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민생을 살리는 진짜 야당이 누구인지, 양당체제를 극복하는 진짜 제3당이 어느 정당인가를 가리는 경쟁이 시작됐다"면서 제대로된 제3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심 대표는 이어 "불평등을 해소하고 땀의 정의가 실현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혼신의 힘을 다 할 것"이라며 "진보정치가 더 커져야 하는 이유를 실천으로 우리 국민에게 설득해 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