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루살카’, 메이드 인 코리아로 한국 관객 사로잡을까

2016-04-06 16:38

김학민 국립오페라단장이 6일 서울 예술의전당 국립예술단체연습동 N스튜디오에서 열린 오페라 ‘루살카’의 제작발표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국립오페라단(단장 김학민)이 국내 초연하는 오페라 ‘루살카’가 한국인 스태프들로만 제작된다. 국립오페라단은 그동안 외국인 스태프들이 주축으로 만들어졌던 기존 오페라와 달리 국내 스태프들로 제작진을 꾸려 한국 관객의 정서와 특수성을 모두 잡아내겠다는 각오다.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국립예술단체연습동 N스튜디오에서는 오페라 ‘루살카’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학민 예술감독 겸 단장은 “처음부터 기획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순수 국내 프로덕션의 형태로 하게 됐다. 국립오페라단의 모든 스태프들이 적당한 긴장과 큰 의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한국인 스태프들만으로 오페라가 제작됐던 때는 있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국립오페라단 단장을 맡았던 이소영 전 단장 때인데, 그 이후로는 주로 외국인 스태프들의 주도 아래 공연이 제작돼 왔다.

김 단장은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엔진만 수입한다고 해서 우리의 독자적인 차를 만들 수 없는 것과 같다. 우리만의 기술로 벤츠에 준하는 차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 역시 김 단장이 직접 연출을 맡았다. 그는 “이번 공연의 주제를 ‘여인의 성장’으로 설정하고 막이 바뀜에 따라 계속해서 변해가는 여인 루살카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극의 흐름에 따라 순수한 지상 낙원으로 묘사되는 1막의 호수가 2막에서는 현란하고 육중한 콘크리트 궁전으로 바뀌며 차갑고 향락적인 문명의 세계로 변모된다”며 “3막에서는 결국 물이 다 말라버리고 황폐해진 숲으로 바뀌도록 해 아름답고 순수한 자연에 반하는 퇴폐와 몰인간성이라는 또 하나의 주제를 표현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출연진 역시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로 구성된다. 루살카 역을 맡은 소프라노 이윤아는 1995년 뉴욕 시티오페라단 '라보엠'의 미미 역으로 발탁돼 오페라 무대에서도 매력적인 목소리와 완벽한 연기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다른 루살카 역의 소프라노 서선영은 2011년 세계 3대 콩쿠르로 손꼽히는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 우승과 함께 스위스 바젤국립극장 전속 가수로 전격 발탁되며 화제를 모았다.

왕자 역은 독일 오페라 무대가 인정한 실력파 테너 김동원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세계 오페라 무대의 차세대 주역으로 급부상중인 권재희가 맡는다.

이와 함께 소프라노 정주희 이은희 김순영 윤현정 이정은 임수주 김정연 김샤론, 테너 민경환 김재일, 바리톤 김인휘, 베이스 박준혁 손혜수,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양계화 김민지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체코판 인어공주'로 불리는 오페라 루살카는 독일 작가 푸케의 소설 '운디네'를 토대로 신비로운 물의 정령 루살카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보헤미안 숲에 살고 있는 루살카는 인간인 왕자를 사랑했지만 버림을 받는다. 그 이후 후회해 돌아온 왕자를 죽음의 키스로 죽인 후 인간도 정령도 아닌 채 깊은 물 속에 갇혀 외롭게 살아간다. 공연은 4월28일부터 5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