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현장] 김무성·김종인, 서울 격전지 돌며 본격 '표심 다지기' 나서

2016-03-31 15:35

아주경제 이수경·김혜란 기자 = 20대 총선까지 13일 남겨둔 31일,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올랐다.

이날 자정을 기해 동대문 상가를 각각 방문했던 여야 지도부들은 오전부터 일제히 서울 격전지를 흝으며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유세 키워드는 '경제'가 공통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안보'와 함께 '운동권 정당' 심판론을 내세운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연대'를 강조하며 '여당의 경제실패'를 심판하자고 맞섰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아현 시장 앞에서 마포을 안대희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 새누리, 키워드는 '경제'·'안보'…김무성 "야당 장기집권으로 지역 침체"

김무성 대표는 이날 아침 일찍 국립현충원을 방문했다. 분향 후 방명록에는 '나라를 구하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나섭니다.'라고 썼다. 이후 청바지와 빨간색 당 점퍼로 갈아입고 본격 유세전에 돌입했다.

김 대표 등 선대위 지도부가 이날 지원유세를 뛴 지역은 모두 야권이 강세거나 현재 접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우선 박영선 의원이 지난 2008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구로을 지역의 이마트 앞에서 강요식 후보 지원유세로 바쁜 일정이 시작됐다. 이후 약 1시간 간격으로 목3동 재래시장(양천갑)과 아현시장(마포갑), 후암시장(용산), 독립문공원(서대문갑) 등 서남벨트 내 11개 지역을 돌았다.

부진한 경기로 식어버린 민심을 살리기 위해 김 대표는 '일자리 창출', '경제 살리기' 등의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또한 북핵 리스크, IS(이슬람 국가) 테러 등을 언급하며 새누리당이 '안보' 정당임을 자처했다.

구로에서는 "구로을 지역이 첨단 산업단지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데도 지역발전 침체돼 있는 것은 야당이 12년 장기 집권을 하면서 지역발전에 소홀히 해왔기 때문"이라며, "이 지역에서 10년간 국회의원을 하는 분이 중앙정치를 위해 흘리는 눈물의 100분의 1이라도 지역정치를 위해 흘렸다면 구로가 이렇게 침체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박 의원을 겨냥해 비판했다. 

목동을 찾은 그는 "이번 선거는 젊은 사람들에게, 또 일찍 은퇴한 4050세대들에게 일자리 창출해드리는 선거"라며 "새누리당이 안보를 튼튼히 하고 경제를 활기차게 살리고 많은 일자리를 반드시 창출하도록 하겠다"고 외쳤다. 떡집을 들른 그는 빨간 앞치마를 한 상인과 악수하며 "우리 당과 색깔이 똑같다"고 한 뒤, 앞치마 주머니를 흔들며 "여기에 돈이 많이 들어가야 되는데"라며 웃었다. 

또한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개성공단 폐쇄, 정부의 독자적 대북제재를 가리켜 '북한과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이냐'는 문재인 대표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김 대표는 "제가 문재인 전 대표에게 묻겠다"면서 "그럼 문 전 대표는 북한에 항복하겠다는 것인가, 답변해주시길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용산구를 방문한 그는 공천 탈락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더민주로 당적을 옮겨 출마한 진영 후보를 향해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했어도 경쟁정당이고, 박근혜 정권을 사사건건 발목잡은 운동권 정당인 더민주 후보로 출마한 것은 진영 의원이 용산주민을 배신하고, 우리 국민을 배신하고, 새누리당을 배신한 것"이라며 "국회의원 배지 한 번 더 달기 위해 정치적 도의를 저버린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날 총선 후 승패와 상관없이 사퇴하겠다고 밝힌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국민공천제 100% 실시를 지키지 못하고, 당이 분열된 모습을 보인 데 대한 (장으로서) 책임의식에서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퇴가 결국 차기 대권을 향한 행보라는 해석을 경계한 의미에서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31일 중구 성동갑 홍익표 후보와 함께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다. [사진=아주경제DB]


◆ '연대' 힘 싣는 더민주, 김종인 "야당 분열되면 여당만 좋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공식선거운동 첫날 키워드는 '경제'와 '연대'였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0시 동대문패션타운과 신평화시장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 서울 종로구에서부터 경기 안산 지역구 유세현장을 찾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더민주의 총선 기조인 '경제 심판론'을 부각시키고 야권 단일화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7시 20분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구를 찾아 정세균 후보 지원사격에 나서는 것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파란색 선거운동 점퍼에 정장 바지 차림으로 이곳을 찾아 "이번 총선은 우리가 미래를 위한 새로운 희망의 경제를 만들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지지부진한 정체 상태의 경제를 계속 끌고 갈 것인가를 판단하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연설이 끝난 뒤에는 유세장에 모인 시민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후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열린 '더불어경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 참석해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으로 청년 사라진 꿈과 사상 최고의 가계부채로 사라진 지갑, 사상 최고의 노인빈곤률로 사라지는 웃음을 되찾아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이번 선거의 목표"라며 "새누리당의 경제실패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확실하게 심판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필요성도 주장했다. 김 대표는 중구 성동갑 홍익표 후보의 출정식 자리에서 "현재 야당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야당이 분열되면 결국 여당에 좋은 일만 시켜줄 수밖에 없다"며 "이건 우리 모두가 바라는 야당의 구도가 아니다. 우리 유권자들이 이런 점을 잘 살펴달라"고 강조했다. 표면적으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것이지만, 야권 연대 불가론을 고집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에게 분열 책임론을 돌리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가 지역별 후보 단일화에 힘을 실어주면서 선거 막판 야권 연대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오후에는 경기도 안산을 찾아 집중유세를 이어갔다. 더민주 측은 "안산에서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거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