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테러] 브뤼셀 테러 유럽 공동체 부순다
2016-03-23 08:10
34명 사망에 230명 부상 추산…중상자 많아 사망 더 늘수도
국경강화 EU 균열 심해질 듯…IS "이번 테러 시작에 불과"
국경강화 EU 균열 심해질 듯…IS "이번 테러 시작에 불과"
◆ 체포된 압데슬람 배신 염려로 테러 가능성도… IS "브뤼셀 테러 시작에 불과"
EU 본부가 위치해 있는 '유럽의 심장' 벨기에 브뤼셀의 국제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동시다발로 펼쳐진 이번 테러의 배후에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가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벨기에 수사당국은 이번 테러를 파리테러 용의자인 압데슬람의 체포에 대한 'IS의 보복공격'으로 보고 파리 테러의 잔당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들의 추적에 나섰다.
한편 압데슬람이 체포 후 경찰 조사에서 "브뤼셀에서 뭔가를 새로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진술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유럽에서 또 다른 테러를 준비하던 IS가 압데슬람의 배신을 염려해 계획 중이던 테러를 앞당겨 저질렀다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IS는 테러 발생 몇 시간 뒤 공식 성명을 내 범행을 자처하면서 "이는 시작에 불과하고, 알라의 허락 아래 결과는 참혹하고 끔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테러로 벨기에 정부는 항공, 기차, 버스, 트램,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을 전면 중단하고 시민들에게 집에 머무를 것을 권고하는 등 사실상 브뤼셀 시내를 전면 통제했다.
벨기에 경찰은 공항 CCTV에 찍힌 용의자 3명의 사진을 공개하며 테러리스트 추적에 나섰다. CCTV 사진에 등장한 용의자 중 2명은 왼쪽 손에 검은 장갑을 끼고 있는데 이는 손에 든 폭발 장치를 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경찰은 3명 중 자폭한 것으로 추정되는 2명을 제외하고 흰 점퍼 차림의 1명이 도주한 것으로 보고 이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IS 조직원들이 벨기에 등 유럽 내에서 조만간 다시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유럽 각국은 공항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의 경비를 강화하는 등 보안 비상이 걸렸다.
◆ EU 조직 균열 심화될 듯…반(反)이민 등으로 사회불안 심화 우려
파리 테러에 이은 대규모 공격에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벨기에와 인접한 유럽의 이웃국가들의 연합(EU) 28개 회원국 정상들과 EU 기구수장들은 태러발생 당일날 테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지난 11월의 파리테러 이후 또다시 벌어진 벨기에 테러 탓에 EU의 미래에 대한 불안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유럽의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난민 위기와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 때문에 EU의 국경 개방 정책은 더욱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영국의 EU 탈퇴 등의 문제도 겹쳐진 상황이라 '하나의 유럽'을 향해가던 EU의 발걸음 앞에는 가시밭 길이 놓였다.
특히 이번 브뤼셀 테러는 EU 내 분리주의자들과 반(反)이민 대중정서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유럽 현지 언론들을 비롯한 외신들은 지적했다. 지난해 파리 테러 이후 끓어올랐던 난민 반대 정서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당장 영국의 극우정당인 독립당은 "이번 참사는 유럽연합 내에서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 느슨한 국경 통제의 결과"라고 주장하고 나섰다고 가디언 등 외신은 전했다.
브뤼셀 테러 경우처럼 난민 유입에 따른 '이슬람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EU 각국이 국경통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EU 역내 자유통행을 보장했던 솅겐 조약의 운명도 다시 위태롭게 됐다. 난민 문제 등으로 각국이 국경통제를 부활한 상황에서 EU 지도자들은 이달 초 연말까지 국경개방을 부활시키자는 제안을 내놓았으나 이번 테러로 가능성이 힘들어졌다.
브뤼셀 테러를 계기로 가장 진보적인 유럽정치인들조차 보다 엄격한 통제 요구에 반대할 명분이 없어졌다고 미국의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