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자율협약 신청…22일 채권자 실무회의 개최

2016-03-21 18:37
채권단 동의 시 29일부터 협약 개시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현대상선은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했다고 21일 공시했다.

이는 산업은행 등 현대상선 채권단이 22일 실무자회의에 조건부 자율협약을 안건으로 올리기 위한 절차다.

채권단이 29일까지 채권단 100% 동의를 얻으면 자율협약이 개시된다.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3개월간 유예하고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재조정 방안을 수립하게 된다.

이번 자율협약은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의 공평한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추진되는 것으로 이 중 하나라도 협상이 무산되면 자율협약은 종료되는 조건이 붙는다.

해운업 장기침체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현대상선은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 5조7685억원, 영업손실 2535억원, 자본잠식률 79.8%를 기록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사재 300억원 출연에 이어 지난 18일 주주총회에서 현대상선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백의종군’의 의지를 밝혔고 주주들은 상장폐지를 막자며 7대 1 감자를 의결했다.

산업은행은 자율협약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용선료 협상이 진전을 보임에 따라 금융기관들이 정상화를 뒷받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부산신항만 지분을 싱가포르항만공사(PSA)에 매각하는 계약도 막바지 조율 중이다.

한국거래소는 자율협약 신청 공시 직후, 현대상선 주식에 대한 시간외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매매거래 해제 시간은 정규 거래가 시작되는 22일 오전 9시다.

한편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현대상선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채무불이행 발생 가능성이 큰 ‘CCC’로 내리고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현대상선은 지난 17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일부 회사채의 만기연장을 논의했으나 최종 부결됐다”면서 “내달 7일 만기인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강민 책임연구원은 “현대상선이 현재 진행 중인 용선료 인하 및 비협약채권에 대한 채무재조정은 크레딧(신용도) 관점에서 기존 채권자 지위를 크게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현대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