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안정을 찾아가야 할 초등학교가 때아닌 교과서 대량 반품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2016년도 1학기 교과서가 과다 신청으로 인해 대량 반품사태가 발생해 교과서 발행사는 물론 교과서 공급업자까지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등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감사원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감사한 결과, 초등학교 교과서 과다주문으로 최근 3년간 220억여원의 예산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15일 초등학교 교과서 과다 구입으로 예산낭비가 없도록 교육부를 통해 각 시·도교육청에 초등학교 교과서 주문기준 및 재고관리기준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8일까지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신청 주문한 교과서를 발행사에 주문을 했고, 발행사는 교육부 주문대로 발행해서 공급업자를 통해 학교에 공급이 진행됐다.

예년 같으면 교과서 주문 후 각 학교에 공급이 완료되면 재고가 많든 적든 자체적으로 재고를 보유했다. 심지어 A교육청의 경우 2014년 평균 재고율이 11.4%나 됐다.

이렇게 재고율이 높다는 것은 국가예산의 낭비와 직결된다. 이를 감사원이 지적했던 것이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감사원 감사 통보가 12월 15일자로 교육부로 공문이 내려가면서 각 학교의 적정 재고율을 0%까지 맞추는 지역이 발생되면서 대량 반품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이로 인해 발행사는 교과서 반품으로 인해 손실을 떠안게 될 처지에 있고 교과서 공급업자 또한 반품에 따른 비용이 증가돼 이중삼중으로 반발을 사고 있다.

교과서 발행사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발행사들이 교과서를 미리 발행해 놓고 주문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교육부에서 주문한 만큼만 발행해 공급하기 때문에 대량 반품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이 지난해 5월 20일에서 7월 24일까지 재고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14년 기준 5개 시·도교육청은 교과서 주문기준 또는 재고관리기준이 있었으나 나머지 12개 시·도 교육청은 기준이 없었다.

시·도교육청은 관행처럼 교과서를 주문해 놨다가 지난해 12월 15일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통보를 하면서 대량 반품사태가 빚어졌다.

교육부는 각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2016학년도 1학기 교과용도서(국·검정)를 지난해 10월 8일까지 주문할 것을 안내했다.

공문서 내용에는 교과서는 주문 후 생산하는 특수성을 감안해 주문 오류로 인한 반품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재학생 수와 학생 전입률 등을 고려해 교과서 주문이 적정 수준에서 이뤄지도록 해 과도한 재고로 인한 예산 낭비 방지를 하라며 안내했다.

교육부나 각 시·도교육청이 이 시점에서 적정 재고량을 다시 한 번 검토했더라면 지금처럼 대량 반품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발행사 관계자는 "이미 발행 공급이 완료된 시점에서 과다 반품으로 회수 및 폐기 비용이 추가 발생하는 등 또 다른 낭비요인이 발생돼 경영상의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서 예산이 보통교부금으로 시·도교육청으로 가면 시·도교육청에서 교과서 예산을 얼마로 할 건지 정해서 집행한다"며 "교과서 예산이 절약됐으면 그 수혜도 시·도교육청이 보는 것으로 각각의 사정을 중앙부처인 교육부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