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공천 소용돌이…與 계파갈등 '일촉즉발', 野 세대결 '강대강'
2016-03-17 18:00
아주경제 이수경·김혜란 기자 = 20대 총선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모두 '공천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고 있다.
여당은 비박(비박근혜)계의 공천 탈락을 반격에 나선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및 친박(친박근혜)계가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탈락한 현역들의 탈당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연대를 둘러싸고 세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17일 새누리당은 김 대표와 이 위원장 간 핑퐁게임에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가세하며 혼란이 가중됐다. 발단은 김 대표가 전날 공관위에서 올린 단수추천지역 일부를 받을 수 없다며, 보류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연 데서 시작됐다.
김 대표가 입장 발표 후 정례 최고위 회의를 취소했지만,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최고위원 간담회'라는 명목으로 모였다. 이어 사과를 요구하며 김 대표를 압박했다. 김 대표는 일단 사과를 거부했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날 오후 열린 공관위 회의도 30여 분만에 파행을 빚었다. 김 대표의 기자회견 및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의 낙천 재심을 최고위에서 요구한 것과 관련해, 위원들 간 설전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관위 외부인사는 "내부에 고자질쟁이가 있다, 위에다 고해바치는 사람"이라며 "완전히 우리를 무시한다"고 비판했다.
비박계 의원들의 반발도 거세지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새누리당 공천은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했다, 정당 민주주의 파괴했고 새누리당을 파탄냈다"면서 "공당 기둥인 당헌·당규를 철저히 무시한 이번 공천은 원천무효"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는 당 대표로서 잘못된 공천 결과를 결코 수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의원총회를 소집하자는 제안도 했다.
3선 중진으로 이번에 컷오프된 진영(서울 용산)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오직 국민 편에서 일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 지난날의 저의 선택이 오늘 저에게 이처럼 쓰라린 보복을 안겨줬다"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일각에선 이번 공천에서 탈락한 이재오(5선, 서울 은평을)·조해진(재선,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을 비롯해 강승규 전 의원 등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연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는 최대 화약고인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의 공천 여부에 따라 명확한 판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에선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서울 광진갑)이 이날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탈당은 하지 않은 채 향후 행보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당무에 복귀한 데다 야권 연대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김 의원까지 탈당하면서 야권 연대를 둘러싼 국민의당 지도부의 내분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날 부좌현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의원들이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속속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를 불린 국민의당과 연대 불가를 천명한 더민주 간 총선 연대를 둘러싼 강대강 대치 국면이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야권연대를 성사시키지 못한 책임을 지고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저는 작금의 정치상황에서 집권세력의 압승이 불러올 끔찍한 상황을 막아내고, 동시에 우리당이 수도권에서도 의석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당차원의 야권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면서 "이를 성사시키지 못한 데에 스스로 책임을 물어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야권 연대 필요성을 주장해 왔지만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11일 상임 공동선거 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었다.
한편, 이날 부좌현 의원도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입당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전병헌 더민주 의원도 탈당 후 국민의당 입당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전 의원은 내주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