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실생활 활용 무궁무진...'새로운 산업혁명' 도화선 되나

2016-03-15 14:15

[그래픽=김효곤 기자 ]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바둑에서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AI)이 향후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미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각·추론·학습능력 등을 컴퓨터로 구현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산업혁명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15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지진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퀘이크봇'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진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로이터 등 뉴스통신사도 스포츠·금융 관련 속보와 단신 기사를 제작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의 건설기계 메이커인 고마쓰(小松)는 사람과 똑같이 땅을 파는 일을 할 수 있는 로봇인 '스마트 컨스트럭션'을 고안했다. 영국에서는 거리를 활보하면서 상품을 배달하는 '로봇 택배기사'가 다음달 시범운행에 나서고, 미국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약사를 대신해서 로봇이 약을 짓는다.

IBM이 인공지능 '왓슨'을 탑재해 선보인 로봇 변호사 '로스'는 음성 명령을 받으면 판례 등 법률 정보와 승소 확률 등을 보여준다. 골드만삭스는 금융시장 분석을 위해 금융분석 인공지능 프로그램 '켄쇼'를 도입했고, 싱가포르개발은행(DBS)도 자산관리 업무에 왓슨을 활용해 사용자 성향에 맞는 상품, 투자처 등을 조언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높게 본다.

다보스포럼에서는 2020년까지 500만개 넘는 일자리가 로봇, 인공지능,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없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도 702개 직업을 대상으로 '이 직업의 모든 작업이 컴퓨터에 의해 수행 가능한가'를 분석했다. 

특히 미국에 있는 직업 중 47%가 10∼20년 안에 컴퓨터에 의해 대체되거나 직업의 형태가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의 창구 담당자를 비롯해 부동산 등기 대행, 보험 대리점, 증권회사의 일반 사무, 세무신고서 대행자, 스포츠 심판, 공장 오퍼레이터 등이 사라질 확률이 높다는 전망이다. 반면 의사나 치과 의사, 재활 훈련 전문직, 사회복지사, 카운슬러 등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직업은 로봇이나 컴퓨터가 쉽게 대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직업 세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다만 인공지능에 따른 대량 실업과 정보 기술을 독점한 그룹이 사회를 장악하게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새로운 산업혁명'을 촉발할지, '파괴적 기술'로 결론날지는 결국 미래를 준비하는 현재 사람들의 몫이라고 입을 모았다.

백종현 서울대 명예교수는 "로봇윤리보다는 노동윤리가 더 중요하다"면서 "노동의 재배치를 통해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로봇을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