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연대 놓고 '4인 4색'…국민의당 어디로?

2016-03-13 00:17

(아주경제=전주) 김혜란 기자 = 20대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당 지도부가 야권 연대 논의를 둘러싸고 사생결단식 대결을 지속하고 있다. 국민의당 두 축인 김한길 의원과 천정배 공동대표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에게 야권 연대 수용을 요구하며 당무 거부에 돌입했지만, 안 대표는 12일 '야권 연대 거부' 방침을 재확인했다. 

안 대표와 천 대표, 김 의원 간 의견 일치가 이뤄지기 쉽지 않은 것은 이번 총선 결과에 각자의 정치 생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양당 기득권 체제를 바꾸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제3당 창당에 나섰다. 기성정당과의 통합이나 연대하는 것은 스스로를 부정하고 지지층의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가 된다. 안 대표가 요지부동인 이유다. 

안 대표는 이날 분당 위기 속에서도 정동영 전 의원 등 전북지역 후보들을 만나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이 지나고 나면 그대로 그 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다시 예전의 패권 정당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대표와 김 의원이 야권 연대 조건으로 제시한 '패권주의 청산'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천 대표와 김 의원은 창당 명분보다 ‘여권의 개헌선 확보 저지’라는 목표로 앞세우고 있다. 야권 분열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경우 책임론을 피할 수 없고, 이렇게 되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도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김 의원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인 광진갑을 수성하려면 야권 연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안 대표의 손을 잡고 "국민의당을 통해 호남정치를 부활시키겠다"며 '정치 재개'를 선언한 정동영 전 의원의 경우 야권 연대 문제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현재 당 상황과 관련해 "나는 백의종군했다. (안 대표가) 알아서 할 것"이라며 "아마 잘, 현명하게, (당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안 대표의 야권 통합·연대 거부 명분인 제3당 출현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엔 "그런 정치문제에 대해선 유구무언"이라며 말을 아꼈고 "전라북도를 석권하는 게 목표고 내가 하는 일은 거기까지다"라며 중앙 정치와는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안 대표와 천 대표·김 의원 사이를 중재하겠다고 나서 내부 이견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전남 여수에서 열린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안 대표가 통합도 안 된다, 연대도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데 조만간 만나서 중재하겠다"며 "서울·인천·경기가 300명 국회의원 중 125석인데 국민의당과 더민주가 수도권에서 붙으면 야당 표가 분열돼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에서는 야권이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