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열전, 우리는 맞수-11] '업계 1위 도약하자'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 vs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2016-03-07 17:31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이철영 현대해상화재 사장과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은 업계 최대 라이벌이다. 

이들은 보험업에만 30년 넘게 근무해 온 '베테랑'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사장은 1986년부터 현대해상에서 근무했고, 김 사장은 1984년에 입사했다. 

오랜 경력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국내 손보업계 1위는 삼성화재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가 바로 뒤를 이어 2위, 3위에 링크돼있다. 때문에
 업계 1위를 향한 이들의 경쟁은 어느 누구보다 뜨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자산 규모에서는 현대해상이 조금 앞서고 있다. 자동차보험과 당기순이익 부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해마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이유다.

◆ 30년 노하우 보험 전문가 CEO

이 사장과 김 사장은 현대해상과 동부해상에서 각각 오랜 기간 근무해 온 보험 전문가다. '현대맨'과 '동부맨'으로 불릴 정도다.

이 사장은 1986년 현대해상에 입사해 영업기획업무담당 이사, 자동차보험본부장 상무, 재경본부장 전무, 경영기획부문장 부사장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그는 지난 2007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현대해상을 확고한 업계 2위로 올려놨다. 특히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높은 실적을 내며 '현대 Hi Car' 브랜드를 알리는 데 공을 세웠다.

이를 인정 받아 지난 3일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에 성공, 총 9년동안 현대해상 사장직을 맡는 업계 최장수 CEO가 됐다. 

김 사장 역시 1984년 동부화재에 입사해 부산보상센터 지점장, 영업전략팀장, 지방영업본부장, 경영기획담당 상무, 개인영업총괄 상무, 경영지원총괄 상무, 개인사업부문총괄 부사장 등을 두루 역임한 보험 전문가다.

그는 취임 이후 본인만의 영업 노하우를 동부화재에 전파하며 높은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현대해상을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던 김 사장은 자동차보험 영업을 강화, 결국 2012년 현대해상을 제치고 2위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후 현대해상과 업계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 장수 비결은 직원들과의 소통

이 사장과 김 사장은 업계에서 유명한 '소통왕'이다. 이들이 오랜 시간 CEO 자리를 지킨 것은 높은 성과뿐 아니라 평소 몸에 베어 있는 직원들과의 소통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2007년 대표이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직원들의 대소사를 일일이 챙기고 있다. 고객만족 칭찬코너에 직접 댓글을 다는 등 내부 소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은 내부에서 소탈하고 친근한 CEO로 유명하다. 사내 메신저로 직원들과 대화할 때에는 젊은 직원들과 소통의 눈높이를 맞춰 'ㅋㅋㅋ', '오키'라는 채팅용어도 즐겨 사용한다. 관용차와 기사가 있음에도 지하철을 자주 애용, 출퇴근 길에 지하철 5호선을 타는 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김 사장은​ 매월 한 차례 정기적으로 현장 속에서 직원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자리를 가지려 노력한다. 이를 위해 마련한 것이 'CEO와 通·通·通'이라는 소통 미팅이다. 현재까지 54회 행사를 진행했으며 총 3100여명의 직원이 참석했다.

서울지역 뿐만 아니라 제주, 부산, 광주 등을 김 사장이 직접 방문해 딱딱한 형식에서 벗어나 호프집, 극장, 직원 사택 등 다양한 장소에서 편안한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30여쌍의 사내부부를 초청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김 사장은 30여쌍의 부부의 이름을 모두 외워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김 사장은 이날 "동부화재 직원은 내 자식만큼 소중한 사람들이다"며 "자식 이름을 억지로 외우지 않듯이 직원 이름은 자연스럽 알게 되더라"며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1위 도약은 힘든 과제

현대해상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총자산은 31조2526억원, 동부화재는 29조6420억원이다. 삼성화재(총자산 62조6754억원)에 비해 규모 차이가 있지만 매출을 꾸준히 높여 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매출액이 12조7700억원, 영업이익은 4378억원, 당기순이익은 3020억원으로 전망했다. 동부화재는 같은 기간 매출액 11조8200억원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익부문에서는 현대해상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동부화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600억원, 당기순이익은 44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현대하이카다이렉트를 품은 이 사장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 사장은 "하이카다이렉트 통합에 따른 온라인 채널 경쟁력 강화 노력과 해외 신시장 진출을 통한 성장 동력의 다변화 노력을 통해 새로운 사업구조로의 효율적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 역시 온라인 채널 강화와 신시장 진출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에 올해도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올해부터 온라인상품 판매가 본격화되는 만큼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 사업 조기 안착에 주력할 계획이다"며 "해외사업 역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신흥시장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내놓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철영 사장 프로필>

▲1950년 충남 ▲성남고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현대건설 입사 ▲현대해상 차장 ▲현대해상 영업기획업무담당 이사 ▲현대해상 자동차보험본부장 상무 ▲현대해상 경영기획부문장 부사장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사장 ▲현대해상 대표이사 사장

<김정남 사장 프로필>

▲1952년 강언 ▲북평고 ▲동국대 행정학과 졸업 ▲동부그룹(동부고속) 입사 ▲동부화재 부산지점 ▲동부화재 동래지점장 ▲동부화재 영업전략팀장 ▲동부화재 지방영업본부장 ▲동부화재 경영기획담당 상무 ▲동부화재 경영지원총괄 상무 ▲동부화재 개인사업부문총괄 부사장 ▲동부화재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