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내부투쟁 3라운드 돌입…‘현역 컷오프’ 갈등 수면위로
2016-02-14 15:15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누리당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4.13 총선 후보자 공천 작업에 들어간다. 이로써 집권여당의 ‘공천권 내부투쟁’ 3라운드가 시작된 셈이다.
앞서 안심번호를 통한 여론조사 경선을 놓고 1차 실랑이를 벌였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는 ‘상향식 경선’ 당론 확정을 놓고 별도의 공천특별위원회까지 만들며 2차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이번 3라운드는 일단 친박계가 승기를 잡은 듯 보인다. 공천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수장에 친박계 이한구 의원이 자리 잡은 터라 비박계가 공천 과정에 제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단수추천제를 도입할 경우, 현 지역구 의원을 컷오프(예비심사에 의한 낙천) 시켜 지역구를 비워줘야 하기 때문에 현역의원 입장에선 가장 피하고 싶은 제도다.
‘상향식 공천’에 정치생명을 건 김무성 대표 등 비박계는 우선·단수추천을 최소화하려는 반면 이한구 공관위원장 등 ‘물갈이론’을 앞세우는 친박계는 경선을 최소화하고 우선·단수추천을 최대화하고 싶어 한다.
그는 지난 1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마치 ‘양반집 도련님’처럼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적극 나서서 문제를 풀려고 하기보다 월급쟁이 비슷하게 4년 내내 별로 존재감이 없던 사람들이 제법 있다”며 “그런 사람들은 아무래도 집중 심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20대 국회에서 필요한 개혁을 추진할 수 없겠다 생각되는 사람은 현역이라도 탈락시킬 수밖에 없다”면서 “목표는 (현역 의원) 몇 퍼센트 이런 식으로 가는 게 아니고 절대 평가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2일에도 KBS라디오에 출연 “쉬운 통계나 숫자만 갖고 하면 엉터리로 나온다”면서 “(현역 의원들의) 개별 케이스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보고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조사가 높더라도 다면평가 결과가 수준 이하인 현역 의원들을 솎아내겠다며 사실상 ‘컷오프’를 시사했다.
그러나 비박계는 이 같은 컷오프는 이 위원장의 개인 생각일 뿐 당헌·당규에 없는 데다, 상향식 공천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반박한다.
한 비박계 의원은 “이 위원장이 의도적으로 상향식 공천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공공관위원장이 됐다고 해서 입장이 바뀌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1월 이 위원장이 당시 당헌·당규개정특위 위원장으로서 여러 차례 “이제 전략공천이라는 것은 없다”고 말한 사실을 환기했다.
다른 비박계 의원도 “컷오프와 전략공천 등은 이 위원장의 개인적인 바람일 뿐 당헌·당규에 관련 조항이 없어 실시할 수 없다”고 “공관위 내부에서도 (이 위원장이) 실현 가능성 없는 얘기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공관위는 산하에 △여론조사소위 △자격심사소위 △우선·단수추천소위 등 3개 소위원회를 가동, 공천 후보자 선정을 위한 구체적인 심사에 들어갔다.
우선 여론조사소위(위원장 박종희)는 1차로 예비후보들을 걸러낼 ‘심사용 사전 여론조사’를 비롯한 여론조사의 세부 기준과 일정을 정리할 예정이다. 지역별로 '100% 국민여론조사'와 '당원 30%-일반국민 70% 여론조사' 경선 가운데 어떤 것을 실시할지는 '책임당원 1000명 보유'를 기준으로 삼는 방안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의원을 포함한 예비후보 중 부적격자를 걸러낼 장치를 마련할 자격심사소위(위원장 김회선)는 의정활동 성적과 사회적 평판, 도덕성 등을 기준으로 삼을 전망이다.
우선·단수추천소위(위원장 홍문표)는 당헌·당규에 따라 우선추천이나 단수추천 대상으로 분류할 지역을 추리는 작업을 맡는다. 여론조사 등에 근거해 특정 후보의 경쟁력이 월등하면 단수·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하는데 ‘월등한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할 지가 관건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월등한 경쟁력의 기준을 만드는 게 과제”라며 “여론조사 결과가 10%포인트 혹은 15%포인트 차이가 날 경우 경쟁력이 있다고 볼 것인지 등을 소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